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작업실에서_28] 그럼요, 돈이 적으면 안 하지요...

레테210 2020. 1. 8. 17:10

 

뭘 그런 걸 물어요...

 

조금 전 클라이언트와

통역 요율 및 지급 기일에 대해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상대방이 '요율'이라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되물어왔다.

 

"네? 요율이라구요?"

"네, 비용 산출 근거요. 시간당, 혹은 일당, 어떤 기준으로 얼마씩 정해지는 건지 하는 거요."

"왜요? 돈 적으면 안 하시게요?"

...

......

.........

...

.........당근이죠. 님은 월급 액수도 모르고 입사하셨어요? 저는 적으면 안 할 건데 뭐 잘못됐나요?

.....

.............

...

라고는 '당근' 하지 못했다. 

페이가 적으면 일을 하지 않을 거냐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너무나 태연하게 묻는 상대방의 의도가 순간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이 사람은 통역인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자원봉사자??? 

그냥 자신은 구매나 지급 관련 담당자가 아니니 해당 부서를 연결해주겠다고 깔끔하게 끝내면 될 것을,

굳이 저런 불필요한 '확인'을 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결국 이 대화는

'중요한 거니까 확인해야겠다'는 나의 거듭된 질문에 

'저희는 그런 건 잘 모르겠고, 00과에 연락해 보세요'라는

변함없이 성의없는 답변으로 싱겁게 종결.

00과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금액 자체는 합당하다고 판단되어 일단은 넘어갔지만

초반부터 커뮤니케이션이 꼬이는 일은 금액을 떠나 일단 조심하는 게 좋다. 

 

이 일 하며 나도 나름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고겪어 왔다 생각했다. 

개중에는 일방적인 요율 인하에 대해 항의하자

여태 얼마나 00님(=나)을 우대해 줬는지 아느냐며 서운해하던 클라이언트 담당자도 있었다.

그래도 그는 적어도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며 '금액의 많고 적음에 따라 수주를 결정하'는 평범한 경제인이라는 대전제 그 자체를 의심하지는 않았지.

깔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