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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이 곧 내용이다골판지 2016. 5. 11. 00:19전에는 무조건 내용이 형식보다 중요하고 우선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꼭 그렇지는 않다.
가령 통역을 할 때도, 화자가 하는 이야기의 내용 자체보다는 이야기의 외적인 요소-즉, 그 말을 할 때의 화자의 표정이나 시선, 말투 등 형식이 대화를 좌우할 때가 많다는 것을 느낀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전화통역이 힘들다.
단순히 말이 잘 들리고 아니고를 떠나, 표정이나 입모양이 보이지 않는 상황은 의중을 알기 어렵게 하고 바로 그 의중에 핵심메시지의 70%가 들어있다.
결국 화자는 말을 하는 주체이자 미디어가 되고,
형식이 곧 내용이 되어버린다.
채널예스 5월호를 읽는데 최민식이라는 소설가가 쓴 글에
이와 일맥상통하는 생각이 예술가 버전으로-"작가의 외형이 곧 작품이다"-적혀있어 바로 찰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