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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술골판지 2020. 10. 12. 01:20
요즘 내 루틴 아닌 루틴 중 하나는 ‘공간 하나 들었다놓기(?)’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미니멀리즘까지는 못 해도 주변을 좀 정돈하며 살아야겠다는 강력한 충동이 들던 참이었다. 그 충동을 마침내 실천에 옮기는 중이라 정신을 차려보면 집안 어느 한 구석을 딱 찍어놓고 ‘너 잘 만났다는 듯’ 들쑤셔놓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어제는 옷장(하루종일 나름 버리고 정리했지만 아직 진행중. 차근차근 더 해야 함), 오늘은 찬장 속 아버지의 술들이었다. 아버지는 7년 전에 돌아가셨다. 이후 중요한 건 남기고 많은 유품을 정리했지만 술병들은 어쩐 일인지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영역으로 남아있었다. 어머니는 다정하고 살뜰한 주부이자 아내, 엄마였으나 정리 센스만큼은...음..별 다섯 개 중에 하나...아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