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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답한 마음에 중얼중얼
    골판지 2007. 12. 5. 16:01

    얼마 전 시사토론 수업 시간.

    삼성 관련 각종 의혹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토론을 공정하게 이끌어가야 할 교수라는 사람이 대뜸 사견을 늘어놓는다.

    자기가 보기에는 삼성의 비리 여부와는 상관 없이

    김용철이라는인간 자체가너무나 비열하게 느껴진다고.

    백번 옳은 말이라 쳐도 어째 그 '우선순위'와 초점이 이상하다.

    삼성의 비리 여부와는 상관 없이...라고 논외로 할 사안이 아닌 것이다.

    교수는 거듭 자신은 삼성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라 했고 또 그럴 것으로 믿지만

    결국 그의결론은

    세상에 그 정도 부정부패 없는 사회가 어디있냐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서 그만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논리.

    '국익을 위해서라면'...설사 좀 문제가 있다 해도 이렇게까지 들쑤셔서야 되겠냐...

    삼성이 타격을 받으면 결국 국민 모두가 힘들다....

    국익?누구를 위한국익?

    감싸주기에(혹은 공조했거나)급급했기에 지금 이런 문제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삼성을 비판하는 사람을 싸잡아 '국익을 고려치 않는' '피곤한' '뜬 구름 잡는' 좌파, 이상주의자로 치부한다.

    "그렇게 언제까지어르고 감싸다가 언젠가 더 큰 형태로 문제가 불거지면

    그때는 어떻게 되는겁니까?"

    하는 초보적인 질문에도교수는 자기 앞에 놓인 커피가 식는 것이 더 큰 관심사인 듯 시큰둥...

    "어쨌든 나는 공산당은 싫더라..."

    는 말까지 나왔을 때에는 귀를 의심해야 했다.

    아무리 지성도, 지식도 아닌 테크닉을 배우고자 이곳에 들어왔다고는 해도

    내가 이런 사람에게 지금 무언가를 배우겠다고

    시간과 돈을 들여 여기 앉아 있구나. 하는 자괴감과 한심함이 밀려들었다.

    진보도 좋고 보수도 좋다. 그런데

    적어도 상식적인 대화는 되는 보수, 진보여야 하지 않나.

    하긴 오늘 검찰 발표 결과를 보니

    '상식적'이라는 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사치인 듯도 싶다.

    전면 무(無)혐의. 증거 전무(全無)...

    교통사고의 경우 아무리 사소한 접촉 사고라도

    한쪽이 일방적으로 들이받지 않은 이상 대개의 경우 쌍방과실로 인정되는 것이 상식인데

    물경 수백 억이 오간 희대의 사기사건에 연루된 핵심 두 인간 중 한 명은

    완전 무혐의란다. 어쩌면 그렇게 흥부 박 타듯 명쾌하게

    우수리없이흑백을 가려낼 수 있는지 검찰의 능력이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설령 백번 양보해서 그의 말대로 그 자신도 피해자라고 한다 해도...

    자기뿐 아니라 일가친척까지 동원해 새파란 30대 사기꾼한테

    그렇게홀랑 사기를 당한 주제에일국의 "경제대통령"이 되시겠다는 것 아닌가..대단한 포부다.

    그것을 '능력'으로믿고 따르겠다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런 후안무치한 인간이 마음껏 활개치고 다닐 수 있는 거겠지.

    지지율 고공행진에도 별 변화가 없다.

    이게 이 나라의 상식인가.

    국민이 노망 든 것 아니냐는 김모의원의 발언.

    공인으로서심하지 않았나 할 수도 있지만

    심정만은 백번 이해가 간다.

    하도 누워서 침을 뱉어 그런지

    이래저래 참 불편하고 답답한 1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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