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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잡지 모기자와의 만남골판지 2013. 3. 9. 19:29
어제, 올 1월부터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 정모에 나갔다가
평소 구독하고 있는 시사잡지의 경제부 기자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이 분이 오신다는 얘기를 미리 듣고
'기자'니까, 게다가 '경제부'라니까,
앉은 자리에 풀도 안 나게 예리하게 생겨서
일반인들의 독서감상? 듣다가 하품이나 안 하실까 몰라...하며
멋대로 만들어낸 편견 or 노파심을 첫대면에서부터 깡그리 해체해버리신 그 분!
생각보다 연배가 있는 서글서글한 웃는 얼굴에 일단 경계심이 한꺼풀 벗겨지더니
띠동갑보다 더 나이 차이나는 멤버들에게까지
깍듯이 '선생님' 소리를 붙여 부르실 때에는 어찌나 황송하던지. >_<
시사, 정치, 경제, 관심만 많지 아는 것이라야 고만고만한 일반인들의 모임에서도
결코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법이 없이,
남의 생각을 무시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열심히 듣다가 중간중간 그저 한두마디씩 '피력'할 뿐인데도
역시나 만만찮은 내공이 느껴진다.현역 기자에게 듣는 각종 시사 정보로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잠시 짠했던 장면이 두 번 있었는데...
먼저 갖가지 명목으로 잡지사로 날아드는 온갖 소장(訴狀)에 관한 얘기가 나왔을 때.
그리고 우리 멤버중 누군가
'오늘은 안색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 하자
너무나 큰 소리로 너무나 해맑게 터져나온 답변.
'예, 오늘은 세수를 했거든요. 화장품, 그...뭐냐, 로션도 바르고...^^'
일반인들은 그날 머리 안 감았다는 얘기만 해도 야만인 취급당하는데
세수한 것이 자랑(?)이 되는 이들의 삶이란 대체ㅎㅎㅎ...기자인지, 받아쓰기하는 초등학생인지, 정치인인지 알 수 없는 무늬만 기자들 속에
'그래도 우리에게는 이런 기자가 있다' ^^어제는 일정상 모임에 풀타임으로 참석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다음 번에 제가 약주 한번 대접하겠습니다'하신다.
벙개 장소는 협동조합식으로 운영되는 충정로 막걸리바 '물뛴다'!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마실 좋은 술을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