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빈 집 - 기형도
    골판지 2008. 9. 30. 05:23

    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