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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이 없는 첫날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9. 3. 7. 19:01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시계를 보니 오전 8시 58분.
오늘은 2년만에 복학한 방통대에서 이번 학기 첫 출석수업이 있는 날이다.
수업 시작 시간은 오전 9시.
세수도 못하고 옷만 어제 입은 그대로 걸쳐입은 채 헐레벌떡 뛰다시피 해서 갔지만
결국 지각을 하고 말았다. '첫날'부터...
다행히 지각으로 인한 감점은 없었다만
이렇게 가까이 사는데, 어제 잠도 일찍 들었는데, 알람 소리도 들은 것 같은데, 하고 생각하니
어찌나 나 자신이 한심하던지.
이른 아침 시간부터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강의실을 메우고 앉아 눈을 초롱초롱 빛내고 있는 학우들 속에
눈곱만 뗀 채 섞여 들어가 함께 수업을 들었다.
수업 내용은 앞부분을 잘라먹은 게 무척 아쉬울 정도로 알찼다.
분명 인강으로 이미 한번 들은 내용인데도
실제 사람이 눈앞에서 얘기하고 그걸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듣고 있다는 현장감 때문인지
확실히 입력의 강도가 달랐다.
회사를 다니지 않을 때조차 '시간 없다', '사람들과 섞이는 게 싫다'는 단순한 이유로 출석수업은 모조리 건너뛰곤 했는데
내가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오늘은 정신 없이 지나갔지만..
내일은 늦지 않으리!
덧. 그림을 엄마에게 보여줬더니 '너랑 똑같다'며 박장대소를 한다.
내가 보기에도 얼추 비슷하지만..딱 하나,
그림 속의 나와 달리 현실의 나에게는 이날 하루종일 눈썹이 없었다는 서러븐 사실..
마침 딱 어제 친구가 강남 어드메 가게가 눈썹 반영구가 기가 막히다고 소개해주더만...
미루고 미뤄왔건만 드디어 '그것'을 할 때가 온 것인가 싶은 것이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