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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이어진 일본의 연휴기간동안 방송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지쿠시 테쓰야 (TBS 뉴스23의 메인캐스터)씨.
단순한 휴가인줄로만 알았건만 그 사이 건강검진을 받았나 보다.
연휴가 끝나고 복귀하더니 그저께
헤드라인 뉴스(?)로 자신이 폐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다.
평소 애연가로 유명했던 그는
진보적인 성향으로 인해 평소 우익들에게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던 반면
한국에는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전력 때문인지
일본의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를 '친한파',혹은 '매국노'라고 매도하는
일부 일본 네티즌들의 글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지쿠시씨야말로 모국인 일본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태평양전쟁의 책임은 덴노(天皇, 일왕)에게 있다는 발언을 감히 할 수 없다.
우리가 듣기에는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극우세력의 테러가 종종 말썽을 부리는 일본에서는 아무리 저명한 언론인이라 해도
목숨 걸고 해야 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실제 비슷한 발언을 했던 전 나가사키시장이 우익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은 적이 있음)
그런데 그는 했다.
자기 이름을 내건 평론 코너 '다사쟁론(多事爭論)'에서.
정론직필이라는 언론의 소명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서.
연배나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지만 우리로 치면
엄기영이나 손석희 아나운서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
일흔이 넘은 연세에도 세계를 누비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그나마 조기 발견이라 다행이다.
얼른 완쾌되어 다시 뉴스23에서
약간 어눌하면서도대쪽같은 목소리로 진행하는
지쿠시 테쓰야의 '다사쟁론'을 들을 수 있게 되기를.
그마저 없으면
정말 일본 뉴스가 재미없어질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