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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경채 씨앗 거두기
    골판지 2015. 5. 13. 14:41

     

    요며칠 청경채 잎이 병든 것마냥 누렇게 시들더니 맥아리 없이 우수수 떨어지길래,  볕은 좋아졌는데 물을 너무 안 줘서 그런가보다 하고 엊그제 물만 흠뻑 주었다.
    그래도 시들어가는 잎을 막을 수는 없었다. 벌레만 안 생기길 바랄 뿐.
    그러다 오늘 제일 푸석푸석 말라비틀어진 꼬투리 하나를 만져보니...다 영근 벼이삭처럼 가운데가 툭! 터지면서 까만 알갱이들이 보이는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아앗, 이것은!!!

    씨앗!이었다..ㅎㅎ
    드디어 씨앗을 수확한 것.

    암술대인지 씨방인지가 커지며 꼬투리로 자라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 채종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게 언제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다. 원래 물도 규칙적으로 주지도 않고 어쩌다 지나가며 봐서 흙이 말라있으면 주는 편이었기에 씨앗도 자기가 이 세상에 꼭 나와야한다 싶으면 '나 좀 거두어달라'는 신호를 어떤 식으로든 보내겠거니 하며. 그랬더니 과연, 다 시들어가는 모습으로 위장해서 내 눈을 끌더니 그게 신호였나보다. ㅎㅎ
    (물론 씨앗 빼고 모든 부분이 시든 건 맞다. 제 임무를 마친 잎과 줄기들은 다시 흙으로 ㄱㄱ하는 일만 남았다)

     



     

    접시에 옮겨담아 세어보니 한 그루에 달린 꼬투리 세 개에서 나온 씨앗은 총 31알. 한 알의 씨앗이 서른 하나의 자식을 낳았다. ㅎ 처음에 이 화분 저 화분에 12알의 씨앗을 아무렇게나 뿌려 발아하자 스티로폼 상자에 4열3종대ㅋ로 옮겨심어 그 중 두 그루(?)가 벌레먹어 죽었고 열 그루가 남았다. 이 중 자라는 게 가장 늦된 청경채가 있었는데 이번에 씨앗이 가장 먼저 영근 것이 바로 그 늦된 청경채. 씨앗을 빨리 수확했다고 꼭 좋은 것도 아니겠지만, 제일 작고 느린 녀석이 많이 애쓴 것 같아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

    그나저나...앞으로 거둘 씨앗들까지 합치면 수백 알이 될 텐데, 얘들을 다 어쩐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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