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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의 역사에 빠져빠져~
    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9. 5. 8. 23:50


    어버이날을 맞아(?) 급 삘받아 쓰는 뜬금없는 역사, 답사 책 포스팅.


    이 중 세 권은 다 읽었고 두 권은 아직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한반도편 1.남도답사 일번지(1996년 구입)

    본격 한중일 세계사 01, 02(최근 구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1.규슈(2015년 구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1.돈황과 하서주랑(오늘 받아본 따끈따끈한 신간!)


    문화유산 중국편은 사실 중국 역사, 특히 실크로드 일대의 역사에 관심이 많으셨던 아버지께 어버이날 선물로 샀다.

    굿즈로 돈황 실크로드 술잔도 받을겸 ㅎㅎ(지금 알라딘에서 같은 시리즈 2권 '막고굴과 실크로드의 관문'편과 함께 사면 술잔을 받을 수 있음)

    하드커버지만 너무 뻣뻣하거나 무겁지 않은 것이, 장정에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난다.

    위 사진에서는 구도상 잘 안 느껴지지만 중국편이 96년도 한반도편, 15년도 일본편보다 

    판형은 살짝 작고 글씨 크기는 커서 가독성도 좋아 보인다.

    무엇보다 큼지막한 컬러사진들이 마음에 든다.

    나랏말싸미 달라 듕귁에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회화만 어느 정도 이상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 는 생각이 새록새록 든다.

    (물론 처음부터 대뜸 실크로드는 무리일 테고 일단은 도시부터 가게 되겠지만

    중문과 스터디 멤버 중 한 명이 얼마 전 차마고도, 샹그릴라 다녀온 얘기 하는데 귀가 살짝 솔깃했다)

    아빠가 계셨다면 이런 이야기들 좋아하셨을 텐데...


    본격 한중일 세계사는 한 1년 전부터 점찍어두기만 하다가

    얼마 전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술술 넘어간다.

    굽시니스트 특유의 표현 중 이해 가지 않는 것도 많지만,

    드립은 어차피 양념일 뿐. 다 이해하려는 욕심만 버리면 된다.

    근대 동북아 삼국(+서방 세계)의 얽히고 설킨 '관계사'를  잘 풀어냈다.

    중간중간 굽씨의 오만잡상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진도가 생각보다 느림. 대체 몇 권까지 나올지ㄷㄷㄷ;;;

    1권은 아편전쟁 전후의 이야기로, 중국 혼란의 100년사의 시작이다. 

    지금 5권까지 나왔는데 여기서도 일본은 아직 존왕양이 타령 중...

    개인적으로 국공합작과 중일전쟁(1937)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과연 거기까지 커버할 수 있을지??

    저스툰에 연재되는 웹툰을 책으로 묶은 것이라는데 웹툰과 달리 책은 공간적 제약이 있으니

    부디 10권 넘어가지는 말기를...책장 공간 없으요;;;


    문화유산 일본편은 일본 나고야의 호사문고라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문화재, 

    그 중에서도 특히 도자기 리스트를 번역하다가 문득 회가 동해 샀다.

    ...라고 썼지만 사실 1권의 답사지는 나고야는 아니고 규슈. 왜냐! 규슈는 일본 자기 문화의 원점이니까...

    (많이들 알듯이 임진왜란 때 도공들이 끌려간 곳이 이 규슈 지역이다)

    한번도 가본 적 없지만 구글 지도로 해당 지역을 줄곧 따라가며 마치 답사팀의 일원이 된 듯한 기분으로 푹 빠져 읽었다.

    우리가 애써 '조선 자기의 아류'쯤으로 치부하려 하는 일본 자기 문화에 대해 상당히 객관적으로 적었다.

    근대 일본 개항기에 등장한 몇몇 깨어있는 규슈 지역 지도자들의 이야기에서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그렇게 부국강병을 추구한 결과가 결국은...' 하는 생각에 이르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일본에서도 번역 출간됐는데 그래서인지 다소 과하게 일본을 배려한 듯한 부분도 눈에 띄지만

    해박한 지식과 당장이라도 길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청산유수 언변은 과연 명불허전 유홍준이었다.

    생각난 김에 조만간 2권 나라, 아스카편도 사야겠다.



    그리고 문화유산 한반도편. 

    고등학교 때 처음 읽고 문화재 해설이나 답사기행문이 '소설보다 재미있는 스토리'가 될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당시에 읽은 다른 책 <소설 동의보감>과 함께 나의 국뽕력을 한층 끌올해준 책이기도 하고....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 대부분의 내용이 '놀랍지도 않게'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표지사진에도 등장하는 감은사지 석탑과 조선 중기 최고의 민간정원으로 꼽히는 담양 소쇄원 묘사가 너무나 생생해

    '이 사람 정말 (유적지를, 문화재를) 사랑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은 난다.

    감은사지 석탑뿐 아니라 소쇄원, 대흥사 모두 나중에 대학 입학 후 답사반에 들어 모두 가보았는데

    사실 유홍준식 갬성에 이미 푹 절여진(?) 상태로 접한 것이라

    내 머리와 가슴으로는 그 이상의 무엇을 담아오지는 못했다.

    (...는 핑계고 사실 술 마시느라+지금도 그렇지만 대학 1,2학년에게 뭐 대단한 안목도 없고~)

    아무튼 사랑하지 않는 대상을 그렇게 자세히 묘사하기는 힘드리라.

    이 양반, 자기가 인용한 유한준의 명문-"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대로라면

    사랑의 대상이 이리 많으니 대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 것인지...

    내나라 남의 나라 가리지 않고 어딜 가도 '보이는 것'이 널려 있을 테니 정말이지 삶이, 여행이 재미나겠다 싶다.

    게다가 그 연인(?)들 덕에 돈도 많이 벌고!!

    (이 책들이 모두 몇 권, 총 몇 쇄야 대체? 아무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 안 읽는다 해도 이 정도 작가면 인세로 부가티 정도 사신 거 아녜요???)

    진정한 덕업일치. 크...부러워용. 언제 알쓸신잡 한번 나오시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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