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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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서골판지 2015. 11. 2. 23:21
2012년 12월 20일 아침. 눈은 떴지만 이불을 걷고 일어날 수가 없었다. 이 이불 바깥쪽에 설마 전날 저녁 내내 티비에서 떠들어대던, 그런 믿을 수 없는 세상이 펼쳐져있으면 어쩌지...아냐 아닐 수도 있으니 일어나 티비를 켜볼까...하지만 그랬다가 정말이면 어쩌지... 고요한 원룸 구석 침대 위에서 이불을 머리 꼭대기까지 뒤집어쓰고 무의미한 자문자답 속에 한참을 뒤척거리고 있었다. 등교거부하는 초등학생도 아니고...삼십대중반 어른의 행동이라 하기엔 민망하고 유치한 것이었지만 일단 일어나면 나는 아무도 없는 원룸의 적막함을 견디지 못해 결국 티비든 컴퓨터를 켤 것이고 그러면 그 속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져나올 말과 글을 혼자서 감당할 자신이 정말로 없었다. 겨우 마음을 다잡아 티비를 켰고 십초도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