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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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잉여골판지 2015. 3. 28. 23:59
(사진=남국의 섬, 당근도) 토요일 점심. 식구들이 모두 외출해서 집에 아무도 없는 것보다 반찬이 다 떨어져 냉장고에 김치밖에 없는 것이 서러운 토요일 점심. 뭐라도 만들어야겠다 싶어 야채칸의 야채들을 몇 가지 다듬다보니 당근 꼭지가 남았다. 엄마는 종종 이런 것들을 물그릇에 담아 싱크대앞에 놓고 설거지 할 때 바라보며 연신 "예쁘다, 예쁘다" 했었다. 고구마, 양파, 당근 등... 내 눈엔 잘해야 지저분한 수염 정도로만 보이는 식물 뿌리나 싹이 뭐가 그리 예쁘다는 것인지. 싱크대앞 창가에 올라앉은 당근 꼭지를 바라보며 설거지를 하는데 잘 보니 당근 꼭지가 야자수 울창한 무인도로 보인다. 더 가만히 보니 은근 어딘가 귀여운 것 같기도 하다. 설거지 하다 말고 무인도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듣고 있는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