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쓰고 그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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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다코야키 트럭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4. 10. 17. 15:06
매주 목요일 오후가 되면 기다려지는 다코야키 트럭. 한동안 단지내에서 파시더니 요즘은 단지밖 놀이터근처에서 파신다. 오시는 시간도 늦어져서 어제는 밤11시 반이 넘어 집에가는데 발견했다. 원래 기다리던 사람들이 더 있어 꽤 기다리다보니 무료해서 끄적이기 시작했는데 그리기 시작하자마자 사람이 줄어 결국 한 명만 남기고 다 지웠다. 마지막손님인 내 차례가 되어 왜 요즘은 늦게 오시냐고 하자 "글쎄요. 저도 게으름을 피우게 되네요...그러면 안 되는데..." 아저씨가 늦게 나오고 늦게 들어가시는 덕분에 나는 늦은 시각에도 배를 채울 수 있었는데 괜한 재촉을 한 것만 같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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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서울대입구역) <장군집>걷고 쓰고 그린 것들/터벅터벅 2014. 7. 22. 23:16
지난 일요일(7/20) 대학 선배, 동기와 함께 영화 보고 낙성대 아라쭈꾸미 가려다가 너무 멀어(?) 포기하고 헤매던 중 선배오빠 추천으로 들어간 봉천동 시장골목 맛집 . 돼지부속 등등의 메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첨 보는 패키지의 막걸리-사선막걸리!-도 마셔보고 술&안주 포함 2만원...사랑할 수 밖에 없는 가격과 비주얼을 가진 이집 기본메뉴의 위엄. 자리를 뜰 무렵 접시 위에는 거의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ㅠ- 행운동에 나름 3년 넘게 살았지만 전혀 몰랐던 맛집을 소개해준 선배 오빠에게 감사와 경의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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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동네 북카페 <miru>걷고 쓰고 그린 것들/터벅터벅 2012. 8. 5. 18:13
가히 살인적인 폭염을 피해 도망쳐온 곳. 관악구 행운동 마을카페 . 작년말 오픈해 거의 학생손님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걸어서 3분도 안되 는 곳에 있는 데다가 홍보가 덜돼 손님은 일요일 이시간에도 나 혼자뿐.(사실 이런 거 좋아!!!) 차 마시고 낸 돈보다 쓰고 가는 전기(조명, 냉방, 음악)값이 더 나갈 것 같아 왠지 미안하면서도 나만의 아지트를 한 곳 발견한 것 같아 뿌듯 ㅎㅎ 담엔 다른 사람과 함께 와야지. 잠깐 들러서 찬물을 마시고 가던 한 부부와 자기네집에 오면 닌자거북이쇼를 보여주겠다던 그 부부의 여섯설짜리 아들. 동네카페란 이런 것이구나....성미산 안가도 되겠다 ㅎ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원룸 계약기간이 두달도 채 안 남았다는 것. 기껏 이런 곳을 알아냈는데~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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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걷고 쓰고 그린 것들/터벅터벅 2009. 4. 20. 17:26
창박에선 살짝 달아올랐던 요며칠을 식혀주는 빗줄기 소리가 줄기차다. 지지난주와 지난주 주말을 이용해서 친구들과 꽃놀이를 다녀왔다. 한 친구와는 여의도로 한 친구와는 뚝섬 서울숲으로.. 중간에 이모네 아파트 앞에서 산책할 때 찍은 사진도 있는데 날씨는 꽤 더웠지만 벚꽃 가로수길이 인상적이었다. 이 비가 그치고 잠시 시원해졌다가 한두 번 쯤 더 덥고 서늘해지고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샌가 또 여름이 성큼, 다가와 있겠지... 여의도공원. 이날의 목적지는 원래 한강시민공원이었는데 모르고 갔더니 한강르네쌍쓴가 뭔가 한다고 풀 한 포기 남김없이 죄 갈아엎어 놓아서 어쩔 수 없이 여의도공원으로 GoGo~ 아직 꽃이 만개한 때는 아니었는데 반갑게도 피어있는 부지런한 꼬마 매화나무 두어 그루를 발견!! 그러나...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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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반도行(09.01.31~09.02.01)걷고 쓰고 그린 것들/터벅터벅 2009. 2. 14. 01:08
친구과 함께 변산반도에 다녀왔다. 서른이 되면 함께 러시아 여행 다녀오자고 약속했던 게 언제였더라. 서른이라는 나이가 어떤 울림을 가졌길래 러시아가 우리에게 뭐였길래 그때 우리는 그런 약속을 했을까? 지금 러시아는 동양인에 대한 혐오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라던데... 무지했던 만큼이나, 다큐멘터리에서나 보았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이미지가 당시의 내게는 꽤나 강렬했던 모양이다. 서른하고도 한 해가 더 지났건만 친구와 나는 여전히 그때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언젠가는 가겠지 하는 막연하고도 답답한 '바람'만 가슴 속에 고이 모셔두고 있다..ㅎㅎ 그래, 그건 정말이지 '바람(願)'이고, '바람(風)'이다. 변산반도는 벌써 8년 전에(아 끔찍하다ㅠㅠ) 답사반 사람들과 함께 다녀왔는데 마치 호쿠사이의 판화에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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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미소걷고 쓰고 그린 것들/터벅터벅 2006. 5. 4. 20:56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으면 소리가 나지 않아도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아도 미세하게나마 그 시선을 알아차린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한껏 달아오른한낮의 석조 사원을 대충 한바퀴 돌고 나온 나는 거의.......혼수상태였다. 인솔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도통 못알아듣겠고 눈 앞의 신전들은 틀에 넣고 찍어낸 듯 몽땅 똑같아 보이는데 더 이상 무슨 쪄죽을 관광이란 말인가. 빨리버스로 돌아가 에어컨 바람이나 쐬었으면. 이런 발칙한 생각을 하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내 뒤에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빙긋이 웃어 보이는 압사라(천상의 무희)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조막만한 얼굴에 커다란 눈, 약간 펑퍼짐한 코에수줍게 미소를 머금은 입꼬리가 영락없는 캄보디아의 여염집 여인네가 아닌가. 그러나 무엇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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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하늘걷고 쓰고 그린 것들/터벅터벅 2006. 4. 8. 19:54
돌아왔다. 짧고도 긴 관광을 마치고.여행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관광'이라고 표현한 것은 떠나는 과정에서스스로준비하고 계획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목적지를 캄보디아로 정한 것조차 나 자신이 아니었다.이렇게 수동적이고 자세가 안 된 관광객에게도미지의땅은 한 마디로 딱 잘라 말하기 힘든묘한 느낌을 한 무더기 안겨주었다.머리는 아직도 찌는 듯한 무더위의 추억을 잊지 못해 지끈거린다.내가그곳을 떠나온 것이 아니라 그곳이나를 떠나간 느낌....슬픈 열대그 하늘에 무심히도 떠 가는 솜사탕같이 천진한 구름에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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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3일 강의평가용으로 제출한 단편 '어느 토요일'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05. 5. 15. 15:28
명동에 간다, 가서.. 뭐든지 혼자 해 보는 거... 생각처럼 두렵진 않네.... 않네... 쫑(終) 1빠로 걸린 덕에꽤 많은 비판을 받았다. 역시나 벼락치기는 안 된다는, 날림은 안 된다는, 뻔한 교훈을 남겨 준 또 하나의 사랑스런 내 작품. 집에서건 회사에서건 강의실에서건 사실과 허구가 섞여있다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보고나서 돌아오는 반응은 한결같이 "너 혼자서 영화 봤어?~ㅉㅉㅉ 나 부르지~" ...이런 것이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