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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그해 겨울의 변산 앞바다.
세상을 집어삼킬 듯 요동치는 밤바다와
그 위에 유령처럼 떠 있는 만월이 빚어내던
괴기스러운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홀린 듯 한 발 한 발내딛던 나는 아마 그 속으로 가라앉고
지금은 껍데기만 남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