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이 빛나는 밤에-고스페라즈(ゴスペラーズ)의'호시쿠즈노마치(星屑の街)'보고 듣고 읽은 것들/오선지 2004. 7. 23. 03:13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연말연시만 되면 TV에서 그 해의 '10대 사건'을 다루며
반드시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는 말을 빼 놓지 않았다.
어렸을 적에는 그 뜻도 모르면서..12월 31일의일기에 빼먹을 새라쓰곤 했었지..
그러던 것이..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오며
'다사다난'은 연말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삶에 해당될 수도 있는 말임을,
사는 것 자체가 다사다난의 피곤하고도 지리한 연속임을..알게 되고
그러면서부터 많은 것들을 포기한 것도 같다.
(이렇게 쓰고 보니 무지 나이 많이 먹은 느낌이-_-;;;)
자기전에는..한겨울이라도 꼭..
창문 열고 북극성(..인지 인공위성인지-_-)을 올려다보며기도하거나 별과 대화(?)하거나..
매일매일 일기를 쓰며 가끔은 시덥잖은 시 나부랭이도 끄적이곤 했는데..
한창 바쁘던 고3시절에도 자율학습 시간에 친구와 몰래 학교옥상에 올라가
큰 대자로 나란히 누워 초저녁의 하늘에서 '여름의 대삼각형'자리를 찾곤 했는데....
(그러고 있는데 학교코 앞에 있는아파트 고층에 살던 아줌마가 창문넘어 봤다며
교장실에 우릴 신고했다....공부 안 하고 있다고..-_-;;;)
'생활의 발견'이란 참 잔인하게도 나를 많은 것으로부터 격리시킨다.
아침 아홉 시부터 새벽 한 시까지 일에 찌든 생활을 하던 중에
눈에 띄었던 노래가 바로 고스페라즈(ゴスペラーズ:The gospellers)의
'星屑の街(ほしくずのまち)' 였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새 앨범 출시 광고를 TV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고스페라즈라는 아카펠라 그룹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화면에 흐르는 것은 이 노래와,
귀가길 전철인지 버스 안에서
각자 이어폰을 꽂고 같은 음악을 듣고 있는 중년남성과 여학생의 모습 뿐.
아무런 말 한 마디 없어도 아는 사이가 아니어도 세대와 성별이 달라도
같은 음악을 들으며 같은밤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새벽 한 시에 귀가하면서 그저 집에가서 씻고 라면 끓여먹고 자고 싶다는 생각뿐.
한 번도 동경의 밤하늘은 어떤지 바라볼 여유가 없었다.
이 광고 때문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날 맥주 한 캔 손에 들고 올라가 본 옥상에서 처음으로
니시신주쿠(西新宿)의 마천루 빌딩가가 나 사는 곳에서손에 잡힐 듯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신주쿠의 밤하늘도 서울의 그것 못지 않게 탁했지만,
몇 시간 후면 또 빵에아무거나 대충 발라 먹고 출근해야 했지만,
잠시나마 그대로 서서 사무치는 정서에 자신을 내버려두었다..
오늘도 물론 '다사다난'했던 하루였다.
땀을 쥐어짜는 듯한 더위와..
전철파업으로 인한 말 그대로의 지옥철..
신문을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끔찍한 뉴스들..
두 시간 걸려 집에 오자마자 한 방 먹은 듯 그대로 뻗어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지금, 짧은 숙면에서 깨어나, 이렇게길었던 하루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다.
창밖을 보니 밤하늘은 공해 때문인지 구름이 낀 것인지 탁하기만 하다.
온갖 문명의 이기를 누리면서 '별이 빛나는 밤에'를 바라는 것은
낭만도 향수도 아니고 간사한 이기주의겠지.
그러니..그 때의 노래와 한 조각 카가야의 그림으로 그 마음을 달래련다. ^^
뱀다리>고스페라즈(ゴスペラーズ)는?
우리나라의 인공위성처럼, 91년 와세다 대학의 아마추어 아카펠라 그룹으로 시작해서
데뷔 10년이 넘는 실력파 5인조 남성 그룹이다.
지금은 아카펠라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있다.
'星屑の街'는 2002년 11월 발매된 싱글앨범의 타이틀곡임.
星屑の街
ゴスペラーズ探してた明日が 今ここにあるよ、
늘 찾아왔던 내일이 지금 여기에 있어.
追いかけてた昨日を塗り替えながら。
뒤쫓아오던 어제를 덧칠하면서.二度とは帰らない 今日だっていいよ、
두 번 다시 돌아가지 못할 오늘이라도 좋아.
描いてた未来の地図も生まれ変わるさ。
꿈꾸어오던 미래의 모습도 되살아나고.大丈夫 ずっと この歌を歌いながら、
괜찮아, 죽 이 노래를 부르며,
大丈夫 ずっと この歌とここまで来たよ。
괜찮아, 이 노래와 함께 여기까지 온 걸.あの日見上げた星空より高く、
그 날 올려다보았던 별이 가득한 밤하늘보다 더 높이,
夢で想うより遥か遠く、
꿈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아득히 멀리,
今夜連れてゆくよ、 ごらん 星屑の街へ。
오늘 밤 너를 데려다 줄게. 이것 보렴, 별빛 부서지는 거리로..この夜を越えたら また何処へ行こう、
이 밤을 넘기면 또 어딘가로 가야지,
光も時も追い越して巡り会うから。
빛도 시간도 뛰어넘어 다시 마주칠테니까.大丈夫 きっと この歌がいつの日にも、
괜찮아, 이 노래가 언젠라도 반드시,
大丈夫 きっと この歌は街のどこかで、
괜찮아, 이 노래는 거리의 어느 한 구석에선가...あの日見上げた星空より高く、
그 날 올려다보았던 별빛 가득한 밤하늘보다 더 높이,
いつか眠りゆく更に遠く、
언젠가 잠들어 아주 먼 곳으로,
誰も独りじゃない ごらん 星屑の街へ。
아무도 외롭지 않아, 이것 보렴. 별빛 부서지는 거리로..あの日見上げた星空より高く、
그 날 올려다보았던 별빛 가득한 밤하늘보다 더 높이,
君が想うより遥か遠く、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득히 멀리,
今夜連れてゆくよ ごらん 星屑の街へ。
오늘밤 데려다 줄게, 이것 보렴, 별빛 부서지는 거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