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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016] 마시자 한 잔의 술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9. 1. 30. 17:25
초등학교 1학년 때였나...
학교 가는 길에 포장마차가 하나 있었는데 그 포장마차에 그려져 있던 그림이 재밌어 보여
기억해 뒀다가 집에 나뒹구는 종이에 따라그렸던 기억이 난다.
분명 이런 포즈, 이런 이런 표정과 자세, 이런 머리 모양과 이런 골뱅이눈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곤드레만드레 취해 밤길을 헤매는 사람을 주택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혼술이 대세라고 하고 회사 사무실이 밀집한 거리는 줄어든 회식 자리로 상인들이 울상이라 한다.
집에서 파자마 입고 혼자 느긋이 한잔 홀짝이는 핀란드의 음주문화를 소개한 책도 나왔다.
팬츠드렁크라고..이런 사람들이 없는 나라는 없을 테니 핀란드만의 문화는 아니겠지만.
나 역시 지금
새로산 와인 한 병을 개시한 참이다.
두 잔 정도 마시면 몸이 기분 나쁘지 않게 나른나른 노곤노곤해진다.
살짝 달뜬 상태라 히터는 잠시 꺼두어도 좋다.
작업실이라 차마 파자마까지는 못 입고 있지만
스툴에 다리를 걸친 채 창가를 향해 반쯤 누운 채
책장에서 책이라도 한두권 꺼내 기분내키는만큼 읽다 보면
작은 천국이 따로 없다.
한 잔 술이 주는 행복.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