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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면 편해지는 것이 있다.
그걸 인정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었나보다.
혼자라는 사실.
집에 오는 길에
문득
진정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거창한 깨달음을 얻은 것도 아니고
그냥 떨어지는 낙엽처럼 담담하게
머리속에 생각이 내려앉았다.
딱히 슬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쓸쓸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어떤
마음의 짐이 내려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물론
아프면 달려올 가족이 있고
전화하면 받아줄 친구가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물론 안 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되든
내 옆에 누가 있든
지금까지 그랬고
지금 그러하듯
앞으로도
나라는 인간 자체는
계속 혼자이겠지.
어쩌면 사실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