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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1, 안양천 산책중에걷고 쓰고 그린 것들/터벅터벅 2016. 4. 11. 13:40
어제 밤 늦게 잠들었는데 어쩐 일인지 6시에 눈이 떠져
꼭 출장 갈 사람처럼 새벽같이 아침을 먹고 대충 치운뒤 공부 잠깐 하고
국거리 재료 장도 볼 겸 아침 산책에 나섰다.
어제와 달리 미세먼지도 괜찮고 하늘도 파랗고 벚꽃도 아직 꽤 남아있다.
사진에선 잘 안 보이지만 어린이집에서 야외수업을 나왔는데 꼬맹이들이 꽃나무 밑에 진을 치고 있다.
개나리에도 잎이 돋기 시작한지 꽤 된 듯.
정말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과 하얀 벚꽃. 둘 다 눈부시다. 위만 보면 꼭 설경같기도 하다.
아래는 이팝나무인가? 잘 모르겠다. 가까이서보면 벚꽃에 질세라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청소 도구를 들고 천변 환경미화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이 더러 눈에 띄었다.
이건 뭐지? 색깔이 진해 다가가 보니 역시 벚꽃같다.
찬바람이 퍽 불길래 아직 세탁소 안 맡긴 패딩을 입고 나갔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가벼운 차림이었다.
꽃이 지고 잎이 돋기 시작하는 꽃나무들 속에 나처럼 철지난 털옷을 아직 미처 정리 못한 나무들도 있다.
겨울옷 정리하며 기지개 한번.
거의 흰 벚나무가 많은데 중간중간 홀로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분홍 벚꽃들.(맞겠지? 아니면 말고 ㅎ)
찍고 나서야 눈에 띈 허연 안내판. 지워버리고 싶어..
봄꽃처럼 분홍 모자에 노란 조끼를(사진에선 희게 보이는데 실제로는 상아색) 차려입으신 할머니가 다소곳이 앉아계신다.
여름이 되면 이 일대도 꽃은 자취를 감추고 온통 푸른 덤불이 우거진다.
화사하고 상쾌한 봄날의 아침 산책.
'일찍 일어나면 (최소한) 서푼의 덕을 본다(早起きは三文の徳)'는 일본 속담이 있는데
서푼이 얼만지는 모르겠다만, 이 정도면 서푼은 벌고도 남은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