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사람이 무성생식을 한다면
    골판지 2020. 11. 28. 22:27


    보통 사람들은 대개 식을 끔찍이 사랑한다.
    내 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니까, 라는 생물학적 이유가 있겠지.
    사실 자식은 내 유전자의 절반만 전달해 줄 뿐이고,
    내 유전자를 백퍼센트 갖고 있는 건 나다.
    그렇지만 나는 대개 내 자식보다 20-40년 정도 일찍 죽을테니
    내 유전자를 더 나중에까지 전해줄 가능성을 지닌 자식에게 사랑을 쏟는 것일 게다.

    만약 사람도 단세포 생물처럼 무성생식을 한다면?
    나와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무한히 증식해주는 자식이 있다면
    지금의 '절반만 나를 닮은 자식'보다 더 사랑스러울까?
    왠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당장 거울을 보며 내가 영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딱히 스스로가 더 사랑스럽지 않듯이.

    그렇다면 공유하는 유전자의 많고 적음만이 관건은 아닌가보다.
    내 유전자를 더 우수한 상태로 지니고 전달해주기 위해서는
    결국 남의 유전자가 섞여 있어야 한다.
    성의 존재 이유를 여기서 찾는 이도 많겠지.

    결국 자식이란 이 세상에 성이 존재해야 비로소 사랑스러운 것일까.

    요즘 누워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보니 잡생각이 늘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