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쓰고 그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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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34] 클래스101 과제물 2-3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20. 4. 10. 13:59
이걸 안 올린 걸 깜빡했다. ‘챕터2 풍경 스케치에 다가가기’ 마지막 과제물. 11인치짜리 아이패드로 그리다보니 아무래도 캔버스를 확대할 일이 많고 그렇게 확대된 그림의 어느 한 구석에 매달려있다 보면 나중에 그림을 원래 크기로 축소했을 때 전체적인 통일성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눈에 띈다. 이 그림의 경우 ‘우리나라 주택 건물 그리기’ 맨 왼쪽 빌라 측면의 벽돌 가로 줄눈(평행이 안 맞음)이 특히 그랬다. 그리고 펜슬(프로크리에이트 나린더펜슬)도 처음에 너무 가느다란 굵기로 설정하고 그렸더니 나중에 썸네일로 봤을 때 선이 너무 가늘어 보이지 않는 디테일이 꽤 됐다. 펜슬의 굵기, 소실점 등 그림 전체적인 통일성을 생각해 가며 그려야겠다는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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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32] 클래스101 과제물 2_1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20. 3. 31. 18:51
창문 그리고 그림자를 칠하다가 문득, 이십년 전 이 맘때 화실에서 배경 연습하던 나날들이 떠올라 울컥했다. 이십년 전이라니, 하... 그 시절 화실 멤버들, 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ㅜㅠ 이십년이 지나는 동안 실력은 늘지 않고 나이만 먹었네. 이제라도 다시 든 손 내려놓지 말고 누군가의 마음에 위안이 되는 그림 한 점 남겨보고 싶다. (작업실 bgm은 응팔로 세팅. 당시에는 애늙은이처럼 ‘가시나무새’나 스팅 음악 들으며 배경 그리고 지우개질하고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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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28] 그럼요, 돈이 적으면 안 하지요...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20. 1. 8. 17:10
조금 전 클라이언트와 통역 요율 및 지급 기일에 대해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상대방이 '요율'이라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되물어왔다. "네? 요율이라구요?" "네, 비용 산출 근거요. 시간당, 혹은 일당, 어떤 기준으로 얼마씩 정해지는 건지 하는 거요." "왜요? 돈 적으면 안 하시게요?" ... ...... ......... ... .........당근이죠. 님은 월급 액수도 모르고 입사하셨어요? 저는 적으면 안 할 건데 뭐 잘못됐나요? ..... ............. ... 라고는 '당근' 하지 못했다. 페이가 적으면 일을 하지 않을 거냐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너무나 태연하게 묻는 상대방의 의도가 순간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이 사람은 통역인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자원봉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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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27] 서점만 가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20. 1. 6. 16:46
이상하게 서점만 가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다. 오므라이스나 함박스테이크 같은 소위 '경양식'류. 평상시 이런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서점과 경양식에 얽힌 어떤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려서 아빠 따라 교보문고에 종종 책구경하러 가긴 했지만 그때 주로 얻어먹었던 음식은 계절 불문 메밀국수였다. 아마도 지금도 광화문 교보 뒷골목을 지키고 있는 메밀국숫집 '미진'인 것으로 기억한다) 추측컨대 이 뜬금없는 '서점 경양식' 로망은 일본의 서점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서 영업하는 양식당 메뉴를 드라마나 책, 구글맵 등에서 보고 무의식중에 영향을 받아 생긴 것 같다. 서점-경양식-일본...??? (연결고리가 점점 설명 불능이 돼 가고 있음...) 아무튼...;; 작년 12월 30일 저녁, 교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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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26] 엄마와 팥죽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9. 12. 23. 14:39
중앙시장 시골죽집은 엄마의 참새 방앗간이다. 시내 나갔다가 중앙시장에 들르는 날에는 한여름이 아니면 이 집을 꼭 찾으신다. 어제는 동짓날이었고, 언니가 근처 프랜차이즈 죽집에서 팥죽을 사와 먹었다. 하지만 엄마는 영 성에 차지 않는지 아침부터 시장 죽집을 가자 하신다. 언니는 언니대로 일이 있고 나도 작업실에 일찍 나가려던 참인데... 못 가겠다 하자 엄마는 '그럼 혼자 가야지 뭐' 하신다. 여느 날 같았으면 그러시게 했겠지만 오늘은 결국 따라나서고 말았다. 시키는 메뉴는 엄마는 팥죽, 나는 호박죽, 거의 정해져 있다. 아마도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계속 이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중앙시장 시골죽집. 죽그릇 앞에 앉은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고 나도 초등학생 아이 하나 데리고 다닐 법한 나이가 되었는데 이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