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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주세요..곱빼기요 보통이요?..짜장면 주세요..곱빼기요 보통이요?面白い日本語 2004. 8. 7. 00:02
아주아주 시시콜콜한 실수담 하나...
일본 규동(牛丼)체인점의 양대 산맥이라 하면 요시노야(吉野家)와 마츠야(松屋)를 들 수 있다.
둘 다 주로 출퇴근길 남성,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민적인 식당이다.
한 때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때문에 쇠고기수급상황이 안 좋아지자
규동집들에서 간판메뉴이던 규동이 부타동(豚丼)으로 전면교체되는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바뀐 메뉴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나보다.
(규동은 얇게 저민 쇠고기에 미림, 설탕, 왜간장이나 쯔유등을 넣고 약하게 볶아
국물과 함께 밥에 얹어서 紅生姜(베니쇼가:생강절임)나
七味(시찌미:일곱 가지 향신료 가루)를 곁들여 먹는,
우리나라의 짜장면처럼 대중적이면서맛은 불고기 덮밥과 비슷한 음식이다.
값이 매우 저렴해서 5%의 소비세를 더해도 한 그릇에삼백엔 안팎이었다.
부타동은 조리법과 모양새를 규동과 닮게 만든 돼지고기덮밥. 일종의 대체재라고나 할까?^^)
└→맨 앞이 규동. 대개의 규동집에서 딱 저거 한 그릇만 나옴. 이 사진 정도면 아주 호화로운 편이다..
마츠야는 십엔인가 더 주고 왜된장국이 포함되어 있었는데-0-;;
[사진출처 : 네이버]
워홀생활처음엔 동경도의 변두리주택가인 코다이라(小平)에 살았다.
교통비가 비쌌기 때문에 신주쿠(新宿)나 다카다노바바(高田馬場)같은 번화가에는
꼭 가봐야할 볼 일이 있을 때에만 갔다.
처음 살던 동네에는 역전에 마츠야가 있고 요시노야는 없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마츠야는 식권자판기가 있어서 거기에 돈을 넣으면 식권이 나와
그걸 점원한테 주고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 식이었고
요시노야는 점원에게 직접 주문을 하는 식이었다.
나는 두 가게에서 모두 실수를 했다.
마츠야에 들어가서는 식권자판기가 있는 걸 모르고
사람 많은 데에서 '뭐뭐 달라'고 열심히 큰소리로 떠들다가
아주 조용히...망신을 당했다. -_-
볼 일이 있어 갔던 신주쿠의 요시노야에서는.
가게를 아무리 둘러봐도 식권자판기가 안 보인다.
점원에게 직접 주문을 해야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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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いらっしゃいませ。お決まりでしょうか?"
"어서오세요, 주문하시겠습니까?"
나:"牛丼ください。"
"규동주세요"
점원:")#@%)^@??"
"어쩌구 저쩌구??"
나:"...牛。。丼。。お願いします。"
"규동...주세요"
점원:"....)#@%)^@??"
"어쩌구 저쩌구??"
나:"....-__-"
(속으로:규동 달라구 임마, 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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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점원...
이 때 한 아저씨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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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いらっしゃいませ。ご注文は?"
"어서오세요, 주문하시겠습니까?"
아저씨:"大盛り一杯。"
"곱빼기 하나"
점원:"はい! (キッチンに向かって)大盛り一丁~!"
"네, (주방을 향해) 곱빼기 하나~!"
...
나:"-__-..."
(속으로:...아항-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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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다른 메뉴도 있지만 규동이 주메뉴인 이 곳은
규동 전문점이었던 것이다....당연하게도(두둥..)
메뉴판을 보니 같은 규동이라도 아저씨가 말한 '大盛り(오오모리)'란 글자가 붙어있으면
더 비쌌다...곱빼기란 뜻이므로;
아저씨는 규동집이니까 규동이란 말은 빼고곱빼기를 달라고 한 것이었고,
점원은 규동 달라는 내게 "보통으로 할 것이냐 곱빼기로 할 것이냐"를 물은 것이었는데
나는 당시만해도 초보적인 단어조차 몰라 규동 달라고만 떼를 쓴것-_-
알았다고 해도 아마 점원의 빠른 말에 당황해서 못 알아들었으리--;
점심시간이 약간 지나있었지만 또 한 사람의 손님이 들어와 규동을 시킨다.
그는 보통을 시키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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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牛丼、並でね。"
"규동, 보통으로"
점원:"はい、並一丁~!"
"네, (주방을 향해)보통하나~!"
('보통'-> '並盛り(나미모리)' 혹은줄여서 '並(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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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일전한 나는 다시 손을 들어 앞 손님이 말한 그대로 따라 했고
겨우"규동 보통"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었다.--;
생활을 하면서 나를 당황하게 하는 일본어는
어려운 한자단어가 아니라
회화에 주로 쓰이는 아주아주 쉬운 단어, 和語 따위인 경우가 많았다.
뱀다리>흔히 일본인 하면 소식을 해서 건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말이 맞는 경우가 많지만, 덮밥을 먹을 때만은 얘기가 달라진다.
나미(보통) 하나도 그릇이 크고 깊어서 양이 꽤 된다.
남자들이 주로 먹는 오오모리(곱빼기)는 두 말할 나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