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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2'!를 드려요.골판지 2004. 9. 14. 01:04
일을 하는데 갑자기 열리는 문과 함께
들리는 사뿐거리는 발소리는 나를 당황하게 한다.
그런 경우 대부분이..카드 신청해달라는 사람들이기 때문 ㅡㅡ;
대개는 잘 거절하는 편인데
실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애걸하는 신입들에게는
마음이 유난히 약하다..(내가 당신들보다 불쌍한 사람이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오늘 한 건 올려준 외환은행 여직원은 고맙다며 내게
행운의 2달러 지폐를 한 장 선물했다.
뭐..외환은행에서 미리 준비한 거겠지만..쩝
카드는 안 쓰고 모셔뒀다가 삼개월 지나면 자르든가 해지할거긴 한데
이 2달러 지폐를 보고 있자니 새삼 사람들 참 싱겁다는 느낌이..^^
험난하고 두려운 서부개척시절
2가 1(혼자)의 외로움을 달래주며 행운을 가져다 주는 숫자라는 이유로
화폐단위에 포함되었지만 지불수단으로서의 불편함 때문에 드물어졌다나..
희귀해서 수집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그러다가..프랭크 시나트라가 60년대 '상류사회'라는 영화에 같이 출연했던
그레이스 켈리에게 선물한 이후에 켈리가 모나코 왕비가 되었다는
사소한 계기로 2달러 지폐는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 한다.
그러고보니 비슷한 경우가 일본에도 있다.
나 아는 어떤 사람은 일본생활 1년 동안 존재조차 몰랐다던
2천엔권 지폐..
이것이 2천엔 권 앞면...
자판기 천국 일본에서는 2천엔짜리 지폐란 심하게 말하면 '귀찮음의 상징' 이다.
대부분의 자판기는 2천엔짜리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
가게에서도 거슬러 줄 때도 받을 때도 왠지 이상하다고...;
물론 가게 점원으로 일하고 있거나 하면 심심찮게 볼 수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비교적 드문 편이라 수집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같이 워킹 생활을 했던 친구 중에는 2천엔권만 모아대는 수상한 녀석(?)도 있었다.
2천엔권은 새로운 밀레니엄(2000년)을 맞이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발행되었지만
지폐의 발행을 주장하고 추진했던 총리 오부치케이조(小渕恵三)는 지금 죽고 없고;
유통상의 문제점과 사용시의 불편함 때문에
개인의 수집함이나 은행의 창고에 엄청나게 쌓여있다고 한다.
하지만희귀한 것은 어디서든 대접받는 법.(희귀병 이런 거 말고-__-)
2천엔 짜리(우리돈 2만원 정도)를 3만원과 환전하자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ㅎㅎ
나도 2천엔권 한장을 고이 모셔서 가지고 귀국한 기억이 나는데
어? 다시 생각해보니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다 ㅡㅡ;
음..지금도 액면가 이상가는 금액의 가치가 있으니 어딨는지 모르는 채로 뒀다가
한 수십년 지나 발견하면...빈약한 주머니에 쫌 도움이 되려나 ㅡㅡ;;;;;
뱀다리>후대의 속설에 억울해할 여인
2천엔 권 뒷면에 보면 오른쪽 아래와 같이 어딘가를 응시하는 여자의 그림이 있는데 이 여자가 항상 엿보며 질투하고있기 때문에 2천원권은커플에게는 악운(이별)을 안겨다 준다는 믿거나 말거나 속설이 있다.^^ 사실 이 여자는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라는 일본 고대 소설의 지은이(무라사키시키부 紫式部)이고, 뒷면에 있는 다른 그림과 시는 그 겐지모노가타리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라는..^^
왼쪽이그녀의 작품이 토대가 된 삽화(2천엔권 뒷면).
오른쪽 여인이 무라사키시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