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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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28] 그럼요, 돈이 적으면 안 하지요...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20. 1. 8. 17:10
조금 전 클라이언트와 통역 요율 및 지급 기일에 대해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상대방이 '요율'이라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되물어왔다. "네? 요율이라구요?" "네, 비용 산출 근거요. 시간당, 혹은 일당, 어떤 기준으로 얼마씩 정해지는 건지 하는 거요." "왜요? 돈 적으면 안 하시게요?" ... ...... ......... ... .........당근이죠. 님은 월급 액수도 모르고 입사하셨어요? 저는 적으면 안 할 건데 뭐 잘못됐나요? ..... ............. ... 라고는 '당근' 하지 못했다. 페이가 적으면 일을 하지 않을 거냐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너무나 태연하게 묻는 상대방의 의도가 순간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이 사람은 통역인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자원봉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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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27] 서점만 가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20. 1. 6. 16:46
이상하게 서점만 가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다. 오므라이스나 함박스테이크 같은 소위 '경양식'류. 평상시 이런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서점과 경양식에 얽힌 어떤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려서 아빠 따라 교보문고에 종종 책구경하러 가긴 했지만 그때 주로 얻어먹었던 음식은 계절 불문 메밀국수였다. 아마도 지금도 광화문 교보 뒷골목을 지키고 있는 메밀국숫집 '미진'인 것으로 기억한다) 추측컨대 이 뜬금없는 '서점 경양식' 로망은 일본의 서점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서 영업하는 양식당 메뉴를 드라마나 책, 구글맵 등에서 보고 무의식중에 영향을 받아 생긴 것 같다. 서점-경양식-일본...??? (연결고리가 점점 설명 불능이 돼 가고 있음...) 아무튼...;; 작년 12월 30일 저녁, 교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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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26] 엄마와 팥죽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9. 12. 23. 14:39
중앙시장 시골죽집은 엄마의 참새 방앗간이다. 시내 나갔다가 중앙시장에 들르는 날에는 한여름이 아니면 이 집을 꼭 찾으신다. 어제는 동짓날이었고, 언니가 근처 프랜차이즈 죽집에서 팥죽을 사와 먹었다. 하지만 엄마는 영 성에 차지 않는지 아침부터 시장 죽집을 가자 하신다. 언니는 언니대로 일이 있고 나도 작업실에 일찍 나가려던 참인데... 못 가겠다 하자 엄마는 '그럼 혼자 가야지 뭐' 하신다. 여느 날 같았으면 그러시게 했겠지만 오늘은 결국 따라나서고 말았다. 시키는 메뉴는 엄마는 팥죽, 나는 호박죽, 거의 정해져 있다. 아마도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계속 이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중앙시장 시골죽집. 죽그릇 앞에 앉은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고 나도 초등학생 아이 하나 데리고 다닐 법한 나이가 되었는데 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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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020] 요즘 듣는 일본 책 소개 프로그램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9. 3. 21. 19:10
#Jwave의 라디오프로그램 'BOOK BAR'(https://www.j-wave.co.jp/blog/bookbar/)배우 안(杏)과 저널리스트 겸 여행가인 오쿠라 신이치(大倉眞一郎) 공동 진행인데이제서야 알게 된 게 천추의 한일 정도로 고르는 책도 그렇고 두 사회자의 분위기까지 내 취저인 프로그램.(일찍 알았더라도 그때는 아마 책에 별 관심이 없어 그냥 넘어갔으려나)그런데 이 프로, 여태 10년 넘게 잘 해오다가 하필이면 이번달 말로 종방한다고 함.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들은 첫 편이 '이번달 말을 끝으로 종영한다'는 내용의 공지 부분이었다. 나 주호민 빙의했나 ㅠㅠ 뭐임...그래도 지난 10년간 쌓인 방송 내용이 있을 테니까, 하고 위안을 삼으려 해보지만...유투브에 남아있는 건 2015년인가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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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019] 창밖을 내려다 보고 싶은 날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9. 3. 20. 18:17
별로 쓸 게 없어도 올리도록 노력해야지 했는데이번달 들어 첫 작업실 일기라니..그러고 보니 오늘 지나가기 전에 임대료도 또 내야 하네;;;요즘 생각 중인 캐릭터로 그린 이 그림은사진이나 실제 풍경 같은 걸 보고 그린 게 아니라 비례가 하나도 맞지 않는다.그도 그럴 것이, 비례나 구도를 떠나 아예 이런 이미지를 그리려고 한 것도 아니었다.생각하기 귀찮은 머리를 손이 이겨버리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 무계획, 무념무상의 산물이랄까.스케치 수업 나가 잔소리 좀 들으면 나도 그림을 좀 체계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될까...? 아무튼, 오늘 유일하게 내 손으로 만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