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
<새해 선물>, 정운영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6. 1. 1. 21:47
종강이 가까운 한국경제론 강의 시간에 저는 학생들 앞에서 이런 연극을 했습니다. "올해부터 학사 관리가 아주 엄격해져서 수강생 절반을 '의무적으로' 실격시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운을 떼자 교실이 일순에 툰드라의 혹한으로 뒤덮였습니다. 그렇다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한테 무조건 F학점을 줄 수도 없으니 "학점에 여유가 있어서 이 강의 하나쯤 실패해도 별 문제가 없거나, 가정 형편이 괜찮아서 한 학기쯤 더 등록해도 큰 지장이 없는 학생들이 자청해서 나서면 아주 고맙겠다" 고 시치미를 떼었습니다. 그러고는 반장을 교탁으로 불러 '낙제 자원' 신청을 받도록 했습니다. 그 판에 누가 무슨 수로 입을 열겠습니까? 이렇게 자청하는 사람이 없다면 대표가 아무나 지명하라고 짐짓 '순교자 사냥'을 강요했습니다. 그는 얼..
-
생일선물하면 뭐니뭐니해도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5. 7. 21. 22:14
책이지! 친구가 왜 나에게 경제 관련 책을 선물해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고마울뿐...ㅎ 피케티의 이 아닌게 어디람...ㅜㅡㅜ 화폐경제라... 강산이 한번 바뀌기 전에 출판사에서 일하던 시절 '돈이란 주제'로 그리고 '내 주제에' 원고를 쓴답시고 계란으로 무던히도 바위를 치던 기억이 새록새록... 아무나 읽지도 못하는 경제책을 아무나 쓰려하다가 말 그대로 '가랑이가 찢어질 뻔했던' 아픈 추억이 떠오르는 제목이다. ㅎㅎㅎ 그나저나, 책을 보내준 친구에게는 '잘 읽겠다'며 내일모레 휴지가 될 어음같은 약속을 하였으나... 책장에는 사놓고 거의 읽지 못한 경제 관련책들이 한무더기.. 자괴감이 밀려온다. ㅠㅡㅠ
-
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5. 5. 9. 17:37
-클라우제비츠의 말을 응용한다면, 후쿠시마 사고는, 산업이 다른 형태를 통한 전쟁의 지속임을 보여주었다.(조정환, '혁명과 재앙 사이의 후쿠시마')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빌려온 책 .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여러나라 작가, 지식인들의 원고를 모아놓은 책이다. 아직 몇 페이지 못 읽었는데 서문부터 강렬하네...여러 번 읽은 책조차 내용을 잘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나날이 감퇴하는 기억력을 한탄하기 전에, 인상깊은 구절이 보일 때마다 여기 발췌해서 적어볼까 한다. -아,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으니 오로지 희망만이 있을 뿐이니(박노해, '봄비 내리는 아침에')- -"일본으로 와라. 일본은 소비사회이고 관리사회이고 대중문화사회로서 현대에서 전형적인 장소였다. 그게 부서지고 있다. 모두들 동요하고 있다. ..
-
<교단X>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5. 2. 27. 16:36
얼마 전 모 출판사로부터 검토 의뢰를 받아 읽은 소설 . 567p 짜리 책을 만 사흘 만에 ‘읽어치웠’다. 난독증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내게 이 정도면 광속. ㅋ 저자는 나카무라 후미노리(中村文則). 어두운 분위기의 미스터리/하드보일드 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인데 십 년 전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어선지 국내에도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편. 출판사측과 며칠 전 미리 약속을 하고 만난 게 아니라 우연히 연락이 닿아 접선하듯(!) 책을 받았기 때문에 가방에 넣지 못하고 손에 들고 와야했다. 일본책답지 않게 눈에 띄는 표지 디자인과 어깨탈구를 유발할 듯한 압도적 중량감 때문인지 흘끔흘끔 쳐다보는 사람이 몇몇 있었다. (보기에 그랬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그렇게 무겁진 않았다. 이 정도 양장이면 꽤 무거워..
-
<재일 강상중>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5. 2. 12. 19:28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약 2년에 작성한 파일을 우연히 발견했다.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요즘 내 페이스북은 폐가 상태라 이 곳에... :) ======================================================== 2013.01.30 어제 덕수궁 옆 성프란치스코회관에서 재일한국인 학자 강상중씨의 강연이 있다고 하기에 친구와 함께 다녀왔다. 최근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그의 저서 에 대한 강연이었고 강연 내내 많은 부분을 공감하며 인상 깊게 들었지만 사실 요즘 관심 있게 읽고 있는 그의 저서는 꽤 오래 전에 역시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바 있는 이다. 학교 후배에게서 빌려 한동안 책장에 꽂아만 두다가 문득 읽기 시작한 책인데 초반에 약간의 지루함을 참자 잔잔..
-
-
<스팅>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4. 7. 27. 18:54
얼마전 시사인 서평코너에서 보고 언제 기회가 되면 보려했던 스팅의 자서전. 기뎅으로부터 생일선물로 받게 될 줄이야. 스팅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3학년 봄이었다. 단 한 편의 추리소설만을 남기고 문단에서 홀연히 사라진 (...원래 직업작가는 아닌듯하지만, 이후 단 한편의 작품도 더 출간되지 않고 있다) 송대방씨의-현재로서는-유일한 작품 . 소설 첫머리에 스팅의 에 관한 언급이 있다. 다만 소설 속 주요 등장인물인 파르미지아니노라는 신비로운 화가와 연금술(!!!)에 빠진 나머지 당시만해도 스팅이 누구고 노래는 어떠한지 전혀 모르고 알아볼 생각도 따로 하지 않다가 몇 개월이 지나 수능이 끝나고 멍하니 EBS에서 하는 수능 문제풀이 방송을 보는데 방송 중간에 스팅의 대표적 히트곡인 뮤비가 나오는 거였다. 묘..
-
치즈와 구더기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06. 12. 14. 16:34
...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있다. 학부시절 은사님을 통해 '미시사'라는 분야를 접하게 되었고그 분야의 고전이 되어버린 이 책을 소개받아늘 그랬듯 '언젠가 읽어야지'하며 냉큼 사버렸다. 그러나 역시 늘 그랬듯책장 한 구석을 새초롬히 장식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건가끔 내방에 들어와 뭐 읽을거리 없나 하며 책장 앞에서 서성거리는 언니의 물음."무슨 책이 제목이 이러냐?"브뢰겔의 '결혼피로연'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16세기 이탈리아사제들의 권위와 천지창조설을 부정하고. 신과 인간, 우주는 마치 치즈 속에서 생겨나는 구더기처럼카오스 속에 창조되었다...는 천인공노할 주장을 펼쳐종교재판에 회부된 한촌구석 방앗간 주인의 이야기...라는도서리뷰 외에아무것도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