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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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my 올해의 책 No.1 (上)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9. 1. 9. 19:07
뒤늦은 감은 있지만 더 늦기 전에 올린다. 2018년 my 올해의 책 No.1! 『できそこないの男たち』(한국어 제목 : 모자란 남자들)!!! '올해의'라고 적었지만 사실 2018년에 출간된 책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10년 전인 2008년, 한국에서는 2009년 출간됐다. 내 '올해의 책' 기준은 출간 연도와는 상관 없이 철저히 내가 읽은 시기를 기준으로 한다.즉 이 책은 내가 작년에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는 책이었다. 제목만 보면 페미니즘 책일 것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지만 생물학 에세이에 가깝다. 저자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일본의 분자생물학자로, 이 책에서 그는 예리한 과학자의 시선으로 '성(性)'의 미스터리에 도전한다. 구체적으로는 남성화 결정 유전자(남성을 남성이게 하는 유전자)나 성염색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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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八日目の蝉(8일째 매미)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10. 21. 01:24
어제 다 읽었다. 매일 조금씩 읽느라 2주나 걸렸지만 마음 먹고 자리 잡고 앉아 읽었으면 비교적 금방 읽었을 분량이다. 내연남의 아이를 유괴, 도주극을 벌이다가 붙잡힌 한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 일본에서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작가는 '화차', '종이달' 등으로 국내에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가쿠타 미쓰요. 그의 소설을 책으로 읽은 건 처음인데 왠지 이 한 작품만으로도 다른 작품들의 분위기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내용이야 다 다르겠지만, '궁지에 내몰리는 여성이 어떤 식으로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지'는 작가의 주된 관심사인 듯하다. 소설의 표면적 구성만 보면 1장은 주인공 여성 기와코가 직장 동료와 불륜에 빠지게 되고 임신중절 후유증으로 자신의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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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저자, 책 표지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7. 25. 12:25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여성 저자가 쓴 책의 표지에 인물이 그려져 있을 경우 그 인물은 거의 여성이고, 본인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본인이거나 아니면 그 분신 정도로 여겨지며 정면을 응시하거나 옆얼굴이라도 보이는 경우보다 뒷모습만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옆이나 정면을 향하고 있는 이미지조차 머리카락, 옷, 신체 등으로 얼굴은 가려져 있곤 하다. 바깥은여름, 쇼코의 미소, 너무 한낮의 연애,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관능적인 삶, 82년생 김지영 ... 우연인가? 내가 그런 책만 읽은 걸까?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세컨드핸드타임-호모소비에티쿠스'의 경우 저자가 아닌 어떤 여성이 45도 각도로 상반신을 틀고 정면을 바라보는 전신샷이 들어가 있지만 그녀의 표정은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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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5. 28. 00:06
글쓰기 책은 어지간해서 읽지 않는다.몇 년 전 글쓰기 수업을 들으면서 한 권 산 적은 있지만 교재라 어쩔 수 없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글쓰기 책을 발견하면 들여다보기도 하지만 사거나 빌리지는 않는다. 유명 작가의 책이면 더욱 더 그렇다. 이유는 간단하다. '글쓰기=생각하기'고,'생각하기'에 관한 책을 사는 건 어딘가 이상하니까.글쓰기의 기초적이고 일반적인 방법-가령 맞춤법이나 문법, 논리 전개 방식-이라면 학교에서 대강 배웠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더 살을 붙여 나가는 것은 쓰는 이의 지성과 논리적 사고력, 인격이 할 일이지,세부적인 글쓰기 요령 몇 개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니 유명 작가의 글쓰기 책을 보고 글을 써 봤자 절대 그 작가와 같은 글이 나오진 않는다. 몇 개 자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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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단말기가 알려준 사실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5. 18. 00:41
킨들 페화 vs. 크레마 그랑데 vs라고 적긴 했지만 딱히 비교글은 아니다.둘다 이미 신상들이 아니니 여기가 아니어도 둘의 스펙을 비교한 글들은 널려있다.다만 요즘 내 독서생활을 아ㅡ주 영리하게 서포트해주고 있는기특한 녀석들인지라 기념으로 투샷이나 남겨주고자 할 뿐.크레마 그랑데(빨강 케이스)는 회사 동료의 리디북스 단말기를 보고 문득 회가 동해 이리저리 경쟁제품들을 검색한 끝에 전자도서관 기능이 있다고 해서 예스24에서 직접 구입했고,킨들 페이퍼화이트(식물 패턴 케이스)는 또다른 동료가 자기는 안 쓴다며 무료나눔해주어서 고맙게 받아 쓰고 있다.다만 킨들은 국내책 보기는 불편해서 일서용이다. 단말기를 한참 알아보던 때, 한 사이트에서 이런 후기를 읽었다.'원래 책을 거의 안 읽는 편이었는데 단말기를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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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내전> 독후 메모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5. 16. 18:45
영리한 구성 찰떡같은 비유 표현이 일품 1. 사기공화국 천태만상 묘사, 특히 프랜차이즈 사기 부분 현실적이었음 2. 중반은 개인적 이야기 : 길동도사 ㅎㅎ 3. 후반 들어 법에 관한 다소 무게감 있는 이야기 - 김영란법의 실효성 : 내용이 먼저냐 형식이 먼저냐 - 지도자 개인의 어짊, 청렴함 같은 우연적인 요소에 기대지 말자! 목민심서 이제 그만~우리에겐 필연적인 시스템이 필요해 - 고소고발 남발 : 저자 일하기 싫은가? ㅋㅋ 생각했음 - 회복적 사법 : 형사처벌 위주며 피해자가 소외되는 현행 사법의 대안으로 제시 - 판사 선출권 요구 : 사법권에 대한 통제력이 없는 삼권분립은 2/3 민주정 - 재판소원을 헌법소원에 포함시킬 것(현행 우리나라 헌법소원 대상에는 재판소원, 즉 재판결과에 대한 심판은 빠져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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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4. 24. 23:24
전자도서관에서 e-book으로 빌려읽다가 인터파크에서 리커버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구입한 줄리언 반스의 . 새 표지 속 웰시코기와 이 소설의 관련성도 어쩐지 갸우뚱하게 되긴 하지만 (이나 , 같은 한국 소설의 영어판 커버가 풍산개나 진도개 패턴의 포장지 삘나는 디자인이었다 해도 우스꽝스럽긴 마찬가지겠지) 그래도 영화 스틸컷이 가득한 기존 표지의 무미건조함보단 나은 것 같다. 그래..기존 표지는 꼭 미드로영어정복! 같은 류의 미드 대본집 같은 느낌이었어.. 내용은? 시작부터 상당히 흡입력이 좋다. 빨리 마저 읽고 빨책 들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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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가 <랩걸>을 읽으셨다면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3. 23. 18:59
# "00아, 너는 지구상에서 서양이 아닌 동양에, 그 중에서도 큰 나라도 힘 센 나라도 아닌 한국이라는 작고 힘 없는 나라에, 그것도 남자도 아닌 여자로 태어났구나. 사는 게 쉽지 않겠구나." "00아, 너는 얼굴이 이쁘지도 않고 남다른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 집이 대단히 부자거나 명문가라 너를 든든히 받쳐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너 하나 밥이라도 먹고 살려면 그저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 돼. 알겠지?" 이것은 내가 기억하는 한 '실제로' 내 아버지가 어린 나를 앞에 두고 하신 말씀이다. 그 속에 담긴 패배주의적, 차별적인 시각에 대해 뭐라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해방둥이로 태어나 6,70년대에 청년기를 보내고 80년대에 딸 둘을 키우던 아버지 입장에서 할 수도 있는 생각,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