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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27] 서점만 가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20. 1. 6. 16:46
이상하게 서점만 가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다. 오므라이스나 함박스테이크 같은 소위 '경양식'류. 평상시 이런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서점과 경양식에 얽힌 어떤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려서 아빠 따라 교보문고에 종종 책구경하러 가긴 했지만 그때 주로 얻어먹었던 음식은 계절 불문 메밀국수였다. 아마도 지금도 광화문 교보 뒷골목을 지키고 있는 메밀국숫집 '미진'인 것으로 기억한다) 추측컨대 이 뜬금없는 '서점 경양식' 로망은 일본의 서점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서 영업하는 양식당 메뉴를 드라마나 책, 구글맵 등에서 보고 무의식중에 영향을 받아 생긴 것 같다. 서점-경양식-일본...??? (연결고리가 점점 설명 불능이 돼 가고 있음...) 아무튼...;; 작년 12월 30일 저녁, 교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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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my 올해의 책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20. 1. 3. 18:22
'올해의'라고 했으니 2019년에 썼어야 하지만 여느 때처럼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2020년 1월 3일이 되고야 말았다. 미룰 만큼 힘들고 대단한 작업도 아닌데;;; 2019년에 읽은 가장 인상 깊은 책 best 10은 다음과 같다. (출간년도 기준이 아닌 내가 읽은 연도 기준) 1. 히라노 게이치로, 소설 - 나를 나이게, 당신을 당신이게 하는 '단일'하고도 '고정불변'인 정체성이 존재할까? 그런 것 없어도 환대받을 수 있는 관계가 아마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요즘처럼 '혐오'가 일상화한 시대와 사회에 꼭 필요한 소설이라 생각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번역 출간이 안 된 모양이다.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그 이유(한일 관계 경색, 일본 불매 운동) 외에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복수의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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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26] 엄마와 팥죽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9. 12. 23. 14:39
중앙시장 시골죽집은 엄마의 참새 방앗간이다. 시내 나갔다가 중앙시장에 들르는 날에는 한여름이 아니면 이 집을 꼭 찾으신다. 어제는 동짓날이었고, 언니가 근처 프랜차이즈 죽집에서 팥죽을 사와 먹었다. 하지만 엄마는 영 성에 차지 않는지 아침부터 시장 죽집을 가자 하신다. 언니는 언니대로 일이 있고 나도 작업실에 일찍 나가려던 참인데... 못 가겠다 하자 엄마는 '그럼 혼자 가야지 뭐' 하신다. 여느 날 같았으면 그러시게 했겠지만 오늘은 결국 따라나서고 말았다. 시키는 메뉴는 엄마는 팥죽, 나는 호박죽, 거의 정해져 있다. 아마도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계속 이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중앙시장 시골죽집. 죽그릇 앞에 앉은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고 나도 초등학생 아이 하나 데리고 다닐 법한 나이가 되었는데 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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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_25] 전자책으로 읽고 종이책으로 다시 산 책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9. 12. 17. 15:59
올해의 아픔을 내년까지 끌고 가지 않기 위해 무려 다섯 달 만에 머리하러 낙성대 갔다가 역 근처 헌책방 '흙서점'에서 겟했다. 6000원이라는 지극히 착한 가격에. 이미 전자책으로 있고 한 절반 정도 읽었는데 아무래도 페이지당 정보량이 많은 책이다보니 나중에 종이책으로 다시 줄 쳐가며 정독하고 싶던 참이었다. 그래도 한번 산 책을 다시 새로 사긴 그렇고...생각만 하던 차에 별 생각 없이 들른 곳에 뙇. 돌아오는 길에는 역시 참새 방앗간처럼 들르는 쟝블랑제리에서 고로케를 두 개 샀다. 그 중 하나는 언니를 위해 마라맛으로. 올해 개인적으로 참 커다란..일이 있었지만 하나 하나, 전과 같은 일상을 이어붙여 간다. +아래는 낙성대 간 김에 예전 자취방 근처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초밥집 '돌초밥'에서 점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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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금) 종로 서점 나들이걷고 쓰고 그린 것들/터벅터벅 2019. 7. 10. 00:29
얼마전 일 때문에 멘붕 온 다음날 기분전환이나 할 겸 찾아간 종각역 영풍문고. 그간 인터넷서점 위시리스트에 올려놨던 책들을 하나씩 직접 살펴보며 혼자만의 책도락에 빠져있다 보니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는데도 어느새 배가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미정국수'. 오 년 전 이 근방 학원에서 잠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이 집 아니면 '이요제면'이라는 일본식 우동집에서 끼니를 때우곤 했는데... 우동집은 사라졌지만 멸치국수집은 살아남았다. 백종원표 프랜차이즈의 힘인 걸까. 어찌 됐든 혼자 괜히 반가운 마음. 냉국수를 한 사발 드링킹하고 스벅에서 따뜻한 라떼 한 잔으로 뱃속의 냉기를 달랜 후 다시 서점으로 복귀하려는데 스벅 건물 지하 1층으로 통하는 계단 앞에 입간판 하나가 보였다. '종로떡방-아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