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읽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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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9. 1. 31. 18:43
출판사 일하는 지인 찬스로 얻어 읽었다.무슨 인연인지 강상중씨 책은 세 권 갖고 있는데 셋 다 지인에게서 받은 책이다. 작업실에도 책을 몇 권 갖다놨는데마음이 해이해질까봐 에세이류처럼 가벼운 읽을 거리는 되도록 두지 않았다.이 책은 형식적으로는 에세이지만 요즘 관심 있는 '일'과 '삶'에 대한 내용이라 예외로 삼았다. 아무래도 '삶의 한가운데' 나이에 도달하고 보니무언가를 더 배우고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성격, 능력, 지식, 건강 등-로남은 절반의 삶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어떤 의미를 추구하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하는본질적인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나이 들었다는 뜻이다. 책은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 일의 의미, 독서, 역사 속 리더가 주는 교훈, 불활실성이 커져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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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my 올해의 책 No.1 (下)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9. 1. 10. 18:10
어제에 이어 에 관한 내멋대로 감상을 올린다.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곁가지'의 탄생의 의의에 대해서. 그런데 자꾸만 곁가지라느니 모자라다느니....독자의 성별이나 성향, 가치관에 따라 듣기에 다소 거북할 수 있는 표현이다. 실제로 모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서 이 책을 찾아보니 누군가가 다분히 불편한 심기로 썼음이 절절이 느껴지는 장문의 서평이 있었다. 글의 요지인즉슨, 남성이 수학도 더 잘하고 힘도 세며, 생식기관과 배설기관이 분리되지 않은 것도 열등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진화의 증거'라고 볼 수 있는 것인데그런 남성을 '모자라다'고 하다니 말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모자란'이라는 말에 불편해진 그 심정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나도 예전에 다니던 출판사에서 출간하려던 책의 제목이 『ダメな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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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my 올해의 책 No.1 (上)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9. 1. 9. 19:07
뒤늦은 감은 있지만 더 늦기 전에 올린다. 2018년 my 올해의 책 No.1! 『できそこないの男たち』(한국어 제목 : 모자란 남자들)!!! '올해의'라고 적었지만 사실 2018년에 출간된 책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10년 전인 2008년, 한국에서는 2009년 출간됐다. 내 '올해의 책' 기준은 출간 연도와는 상관 없이 철저히 내가 읽은 시기를 기준으로 한다.즉 이 책은 내가 작년에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는 책이었다. 제목만 보면 페미니즘 책일 것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지만 생물학 에세이에 가깝다. 저자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일본의 분자생물학자로, 이 책에서 그는 예리한 과학자의 시선으로 '성(性)'의 미스터리에 도전한다. 구체적으로는 남성화 결정 유전자(남성을 남성이게 하는 유전자)나 성염색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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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녀로 소문남보고 듣고 읽은 것들/세상을 보는 한 컷 2018. 10. 30. 16:41
* 제네시스랑 아무 상관 없으니 클릭하신 분들은 돌아가세요~ ------------------------------이하 2018년에 작성한 원본 글(일기)------------------------------ 자리에 하나둘 갖다놓은 화분들 덕에 이 구역 화분녀로 소문남 ㅎㅎ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니들 사이에) 요몇년 내가 했던 일들 가운데 가장 잘 했다 싶은 게 바로 이것. 보기에도 좋고 아무래도 공기도 조금은 좋아졌을 테고 넘 맘에 든다 ㅎㅎ 이쁘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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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八日目の蝉(8일째 매미)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10. 21. 01:24
어제 다 읽었다. 매일 조금씩 읽느라 2주나 걸렸지만 마음 먹고 자리 잡고 앉아 읽었으면 비교적 금방 읽었을 분량이다. 내연남의 아이를 유괴, 도주극을 벌이다가 붙잡힌 한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 일본에서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작가는 '화차', '종이달' 등으로 국내에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가쿠타 미쓰요. 그의 소설을 책으로 읽은 건 처음인데 왠지 이 한 작품만으로도 다른 작품들의 분위기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내용이야 다 다르겠지만, '궁지에 내몰리는 여성이 어떤 식으로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지'는 작가의 주된 관심사인 듯하다. 소설의 표면적 구성만 보면 1장은 주인공 여성 기와코가 직장 동료와 불륜에 빠지게 되고 임신중절 후유증으로 자신의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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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저자, 책 표지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7. 25. 12:25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여성 저자가 쓴 책의 표지에 인물이 그려져 있을 경우 그 인물은 거의 여성이고, 본인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본인이거나 아니면 그 분신 정도로 여겨지며 정면을 응시하거나 옆얼굴이라도 보이는 경우보다 뒷모습만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옆이나 정면을 향하고 있는 이미지조차 머리카락, 옷, 신체 등으로 얼굴은 가려져 있곤 하다. 바깥은여름, 쇼코의 미소, 너무 한낮의 연애,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관능적인 삶, 82년생 김지영 ... 우연인가? 내가 그런 책만 읽은 걸까?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세컨드핸드타임-호모소비에티쿠스'의 경우 저자가 아닌 어떤 여성이 45도 각도로 상반신을 틀고 정면을 바라보는 전신샷이 들어가 있지만 그녀의 표정은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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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8. 5. 28. 00:06
글쓰기 책은 어지간해서 읽지 않는다.몇 년 전 글쓰기 수업을 들으면서 한 권 산 적은 있지만 교재라 어쩔 수 없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글쓰기 책을 발견하면 들여다보기도 하지만 사거나 빌리지는 않는다. 유명 작가의 책이면 더욱 더 그렇다. 이유는 간단하다. '글쓰기=생각하기'고,'생각하기'에 관한 책을 사는 건 어딘가 이상하니까.글쓰기의 기초적이고 일반적인 방법-가령 맞춤법이나 문법, 논리 전개 방식-이라면 학교에서 대강 배웠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더 살을 붙여 나가는 것은 쓰는 이의 지성과 논리적 사고력, 인격이 할 일이지,세부적인 글쓰기 요령 몇 개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니 유명 작가의 글쓰기 책을 보고 글을 써 봤자 절대 그 작가와 같은 글이 나오진 않는다. 몇 개 자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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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야자 물꽂이보고 듣고 읽은 것들/세상을 보는 한 컷 2018. 5. 18. 01:19
올해 들어 시도한 물꽂이 성과가 형편없다. 4전4패. 흙 한줌 없는 건물 외벽에서 비바람 찬이슬 맞아가면서도 끄떡없는 아이비와 극강의 생명력을 자랑한다는 스킨답서스를 한꺼번에 수장시켜 버리고 말았다.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원톤이 아닌 투톤, 즉 얼룩무늬 품종이었다는 것. 그런 품종들은 무늬 없는 오리지널에 비해 생존력이 약한 편이라는, 어디서 주워들은 말로 열심히 위안을 삼아보지만 성공하면 주겠노라 주위에 설레발만 쳤다가 거짓말쟁이가 돼 가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아까는 불현듯 '너무 덥다'는 생각에 시원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계획에 없던 테이블야자 물꽂이를 시도했다. 이태 쯤 전 큰 화분으로 이사한 후 밀림 수준으로 무성해진 테이블야자 무리에서 한 포기 뿌리째 들어내 흙을 턴 뒤 물병에 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