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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6, 수원화성 장안문걷고 쓰고 그린 것들/터벅터벅 2016. 5. 16. 22:59
볼일이 있어 수원에 갔다가 일을 마치고 나니 근처에 수원화성 장안문이 있어 들러봤다. 장안문은 화성의 북문이다. 로터리에서 바라본 장안문 전경. 기막히게 파란 하늘 아래... 앞에 보이는 작은 문과 그 옆으로 이어진 둥근 옹성 안에 장안문 누각이 자리잡고 있다. 옹성 아치를 통해 보이는 장안문. 날아오를듯 경쾌하게 뻗은 누각 처마. 장안문 누각 아치 밑. 사진에서는 잘 안 보이지만 실제로는 옹성 오른쪽 위 망루?총구?에 핀 자잘한 노란 꽃이 눈에 확 띈다. 있어보이고 싶어 찍은 사진인데 왜 이리 비어보이지;;; 다시 로터리쪽으로 나오는 길에 옹성 문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니 아치 천정에 입을 크게 벌린 용이 한 마리 휘몰아치고 있다...카메라 들이대자마자 얼굴 자동인식 됨. 요즘 기술에 놀랄 것도 아닌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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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씀바귀?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6. 5. 16. 22:14
아침에 버스정류장에서 본 풀. 그림을 보고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에 버스 기다리며 폰으로 그려봄. 민들레라고 생각해서 서양종인지 토종인지 알고 싶어 자주 가는 다음카페에 물어봤더니 꽃대가 없는 걸로 보아 씀바귀일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꽃대는 없어도 특유의 삼각형 잎 모양으로 보아 씀바귀보다는 민들레일 것 같다. 토종과 서양종의 차이는 꽃받침이 꽃잎을 받치는 형태로 위로 뻗어있는지 아래를 향하는지에 달려있다는데 꽃대가 없다보니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단, 요즘 길거리에서 보는 민들레는 거의 서양종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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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국립생태원장 인터뷰 &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칼럼골판지 2016. 5. 13. 22:47
요즘 과학 분야 전문가가 대중을 대상으로 쓴 글과 책이 눈에 많이 띈다. 바로 떠오르는 이름만 해도 최재천, 서민, 이정모, 정재승, 김대식,... 개인적으로 그쪽에 관심이 가서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과학이 주는 '어려워보이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대중에게 가까이가고자 하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인문학을 전공했지만, 분석적 사고와 자연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인간 세상까지 아우르는 이들의 관점이 늘 재미있고 신선한 자극이 된다. 서울시 홍보잡지 5월호에 실린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인터뷰와 지난달 모 일간지에 실린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의 칼럼 하나를 링크한다. 최재천 원장의 글에서 '인간은 침팬지보다 개미에 가깝다'는 부분은 과연 개미 전문가다운 통찰이다. 그런 그조차 '우리나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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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 책은 사야돼!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6. 5. 11. 01:01
취향저격 정도가 아니라 거의 머릿속 염탐 수준. 바로 이 책!!! 집근처 천변만 한번 산책해도 수없이 많은 꽃, 풀, 나무를 마주치지만 내가 이름을 알고 불러줄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팬지, 붓꽃, 벚꽃, 개나리, 버드나무 정도다. 꽃이 없는 식물은 이름도 거의 모르고 아름드리 나무는 대체 춘추가 어찌되시는지 여쭐 방도가 없다. 눈뜬 장님이 따로 없는 것 같아 바로 며칠전 식물도감 하나 구해다볼까 했는데, "도시를 산책하는 탐험가들을 위한 자연안내서"라니, 너무 멋지잖아,,,, 폼나잖아...>0< 광고카피가 이제 겨우 잠든 지름신을 깨우지 못해 아주 안달이다. 하나 걸리는 건, 저자가 외국인이라 책 속 자연환경이나 생물들이 우리의 그것과는 많이 다를 것 같다는 점. 일단, 음, 표지 왼쪽 아래쯤에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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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이 곧 내용이다골판지 2016. 5. 11. 00:19
전에는 무조건 내용이 형식보다 중요하고 우선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꼭 그렇지는 않다. 가령 통역을 할 때도, 화자가 하는 이야기의 내용 자체보다는 이야기의 외적인 요소-즉, 그 말을 할 때의 화자의 표정이나 시선, 말투 등 형식이 대화를 좌우할 때가 많다는 것을 느낀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전화통역이 힘들다. 단순히 말이 잘 들리고 아니고를 떠나, 표정이나 입모양이 보이지 않는 상황은 의중을 알기 어렵게 하고 바로 그 의중에 핵심메시지의 70%가 들어있다. 결국 화자는 말을 하는 주체이자 미디어가 되고, 형식이 곧 내용이 되어버린다. 채널예스 5월호를 읽는데 최민식이라는 소설가가 쓴 글에 이와 일맥상통하는 생각이 예술가 버전으로-"작가의 외형이 곧 작품이다"-적혀있어 바로 찰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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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리 - 실패한 브루스리들에 관한 이야기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6. 5. 10. 02:24
거두절미하고 재미있다. 한 지인이 같은 작가(천명관)의 를 강추하며 일독을 권할 때만 해도 '그런가보다' 했다. 소설이 개인적으로 그다지 '땡기는'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그러다가 모 인터넷서점 전자책 앱에서 작가의 다른 작품 1, 2권을 4, 5월 두달 동안 한달에 1권씩 무료 대여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반으로 다운로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구 출장 다녀오던 어느 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KTX 안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킥킥 거리며 읽다가 순간순간 불시에 깔리는 차내의 정적에 혼자 겸연쩍어하기를 몇 차례. 한동안 소설을 가까이 하지 않아 '이야기'를 읽어내는 내 감성이나 감도가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닐 텐데, 그런 내가 느끼기에도 이 작가, '보통 입담은 아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화자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