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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둥이&재활용품들 단체사진골판지 2015. 4. 10. 18:49
티스토리앱을 까니 글 올리기가 쉬워서 좋다 ㅎ 이미 한번 사진 찍어올린 개나리꽃과 오늘 장도 볼 겸 안양천에 꽃구경 나갔다가 주워온 벚꽃의 투샷. 바람이 많이 불어선지 의외의 수확이 있었다. 누가 꺾어 가지고 놀다가 버린 것이 아니길 바라며 시장에 가던 걸음을 돌려 바로 집에 와서 물에 꽂아보았다. 개나리꽃은 너무 웃자라 가지친 개운죽잎과 함께, 벚꽃은 역시 너무 무성하게 자라 끝을 가지치면서 생긴 자투리 스킨답서스와 함께. 그러고보니 다들 업둥이 아니면 가지쳐서 생긴 녀석들이다. 병들도 다 재활용품들이고 그 안의 돌까지 구식 정수기에서 물 정수할 때 쓰던 자갈들 ㅋㅋㅋ 꽃들은 머지않아 다 지겠지만(이미 시들한 것도 있고) 그 며칠이나마 방안에는 봄빛이 머물듯. ^^ 아래는 벚꽃&스킨답서스의 단독샷.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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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까지...골판지 2015. 4. 10. 11:33
얼마전 안양천변에 산책을 나가보니 전날의 비바람에 꺾인 듯한 개나리 가지가 벤치 밑에 떨어져있었다. 가만 보니 꽃잎이 좀 상하기는 했어도 아직 완전히 지지는 않았기에 집으로 가져와 개운죽 잎을 꽂아놓은 병에 함께 꽂아두었다. 다 시들면 잘게 부수어 화분에 뿌릴 생각으로... 그러다 어제 문득 보니 개나리 가지끝에 연두색 싹이 자라나 있었다. 그새 밑에 뿌리도 나있다. 다 죽어가는 줄 알았는데. 시들했던 건 꽃뿐이었나보다. 화분에 심으면 내년엔 집에서 개나리 피는 것도 볼수 있을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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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진 자리에 영글어가는 것골판지 2015. 4. 10. 09:27
우리집은 아파트 12층. 몇 년에 한두번 말고는 벌이 날아들 일이 없다. 날아와도 꿀벌보다는 말벌같은 크고 무서운 것들뿐. ㅜㅡㅜ;;; 노랗게 핀 꽃들을 바라만 보다가 어느날 손 끝에 묻은 수술의 꽃가루를 별 생각 없이 다른 꽃 암술에 묻혀봤더니 며칠 뒤 꽃잎이 지고나서 저렇게 암술대가 크게 자라났다. 이런 걸 해본 적도 없어 내 방법이 맞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후 면봉으로 몇 번 더 해본 뒤 다른 암술들도 여기저기 부풀어오르기 시작한 걸 보면 뭔거 거사(!)를 치러주긴 한 모양?! 아마 벌들 대신 면봉으로 인공수분 된 씨앗들이 저 안에서 자라나고 있는 것 같다. 허허. 청경채에서 청경채 씨앗이 익어가는 게 왜 이리 오묘한지.. ㅎ 어려서는 하나도 안 예쁘고 그닥 신기하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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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잉여골판지 2015. 3. 28. 23:59
(사진=남국의 섬, 당근도) 토요일 점심. 식구들이 모두 외출해서 집에 아무도 없는 것보다 반찬이 다 떨어져 냉장고에 김치밖에 없는 것이 서러운 토요일 점심. 뭐라도 만들어야겠다 싶어 야채칸의 야채들을 몇 가지 다듬다보니 당근 꼭지가 남았다. 엄마는 종종 이런 것들을 물그릇에 담아 싱크대앞에 놓고 설거지 할 때 바라보며 연신 "예쁘다, 예쁘다" 했었다. 고구마, 양파, 당근 등... 내 눈엔 잘해야 지저분한 수염 정도로만 보이는 식물 뿌리나 싹이 뭐가 그리 예쁘다는 것인지. 싱크대앞 창가에 올라앉은 당근 꼭지를 바라보며 설거지를 하는데 잘 보니 당근 꼭지가 야자수 울창한 무인도로 보인다. 더 가만히 보니 은근 어딘가 귀여운 것 같기도 하다. 설거지 하다 말고 무인도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듣고 있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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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한정 期間限定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5. 3. 10. 18:39
일본인들은 한정판을 무척 좋아한다. 그것이 장소든, 기간이든, 하여튼 한정판에 약한 편이다. 캔맥주 하나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패키지만 바뀐 기간한정판이 꼬박꼬박 출시되곤 한다. 한국에도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일본인의 그것에 비할 바는 아니다. 기간한정이라고 한다면 인생이야말로 기간한정이겠지. '생(生)' 자 붙는 것들이 대개 그러하듯. 오늘도 기간한정판 인생 중 하루였을 텐데. 오늘 하루, 살아있었나? 죽지 못해 살았나? 하는 생각이 요즘 종종 든다. 日本人は どうやら期間限定のものが好きみたい。缶ビールなんか、季節が変わるたびに、中身は全く一緒なのに パッケージだけ衣替えした「期間限定版」が発売される。韓国にも期間限定好きの人はいるけど、日本人のそれにはどうも叶わないような気がする。 さて、期間限定といえば、私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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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X>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5. 2. 27. 16:36
얼마 전 모 출판사로부터 검토 의뢰를 받아 읽은 소설 . 567p 짜리 책을 만 사흘 만에 ‘읽어치웠’다. 난독증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내게 이 정도면 광속. ㅋ 저자는 나카무라 후미노리(中村文則). 어두운 분위기의 미스터리/하드보일드 소설을 주로 쓰는 작가인데 십 년 전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어선지 국내에도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편. 출판사측과 며칠 전 미리 약속을 하고 만난 게 아니라 우연히 연락이 닿아 접선하듯(!) 책을 받았기 때문에 가방에 넣지 못하고 손에 들고 와야했다. 일본책답지 않게 눈에 띄는 표지 디자인과 어깨탈구를 유발할 듯한 압도적 중량감 때문인지 흘끔흘끔 쳐다보는 사람이 몇몇 있었다. (보기에 그랬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그렇게 무겁진 않았다. 이 정도 양장이면 꽤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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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강상중>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5. 2. 12. 19:28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약 2년에 작성한 파일을 우연히 발견했다.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요즘 내 페이스북은 폐가 상태라 이 곳에... :) ======================================================== 2013.01.30 어제 덕수궁 옆 성프란치스코회관에서 재일한국인 학자 강상중씨의 강연이 있다고 하기에 친구와 함께 다녀왔다. 최근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그의 저서 에 대한 강연이었고 강연 내내 많은 부분을 공감하며 인상 깊게 들었지만 사실 요즘 관심 있게 읽고 있는 그의 저서는 꽤 오래 전에 역시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바 있는 이다. 학교 후배에게서 빌려 한동안 책장에 꽂아만 두다가 문득 읽기 시작한 책인데 초반에 약간의 지루함을 참자 잔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