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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답사지 <남도기행> 표지걷고 쓰고 그린 것들/기억의 습작 2015. 7. 13. 16:15
2001년 사학과 가을 답사때의 답사지 표지.해남, 강진, 땅끝 등 육지 최남단으로 간 답사라 제목을 '남도기행'이라 지었다.당시 인터넷에서 적당히 고서 사진을 따와 간단한 뽀샵질로 위와 같은 표지 이미지를 만든 뒤'답사 많이 가봤지만 이렇게 멋진 답사지 표지는 처음 본다'는 칭찬도 좀 들었는데(엣헴...무미건조한 사학과에서는 저 정도만 해도 디자인 감각 있다는 소리 들음 ㅋㅋㅋ)막상 책이 나온 걸 보고는 다들 별 말이 없었다...당시 돈 없는 학생 신분에 학교 앞에서 싸고 간단한 방법으로 인쇄를 맡겼더니표지의 색감이 화면대로 나와주지도 않았고제첨(제목 적힌 부분)의 하얀색도 옆부분과 똑같이 누런 장판 색깔로 나온 데다가책등 부분도 하얗게 해서 조금이라도 실로 제본한 느낌을 내고 싶었지만 언감생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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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골판지 2015. 7. 12. 18:51
인간의 뇌속이 이렇게 방대하고 복잡한 것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사실은 다 허구-하나의 완벽해 보이는이미지-이기 때문에 그걸 쉽게 알아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 복잡 방대한 뇌로 인지되는 세계가 너무나 치밀하고 '현실'같아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우리의 뇌를 제외한) 우리로하여금 쉽게 알아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오랜만에 아주 흥미로운 뇌과학 동영상을 보다보니 떠오른 생각. 결국 '나=고집'이란 건가.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뇌,나,그리고 현실] - https://youtu.be/BSCG_VPjuNo 디크 스왑의 책 는 다소 실망스러웠는데 이 동영상은 좀 성공인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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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골판지 2015. 7. 8. 23:02
나도 한국인이지만 이 나라에서 일하며 은근히 화딱지 나는 상황 중에 딱 하나를 고르자면, 누군가가 명백한 '을'이 아닌 이상, '자신의 잘못이나 무례함'에 대해 선뜻 시인하거나 "미안하다, 죄송하다" 고 사과하는 경우가 의외로 정말 드물다는 것. 메일이고 전화고. '상황이 이러저러해서 그렇게 됐다'는 변명이라도 들으면 양반이다. 오늘 서울 모지방법원에 전화할 일이 있었다. 예정되어 있던 통역을 내쪽에서 취소할 수 있는지 타진해보기 위해서였다. 이미 정해진 일을 개인적인 사정으로 취소해본 적은 여태 단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하필 같은 날 내가 어찌하기 힘든 일이 생겨 처음으로 그런 연락을 하게 된 것. 저쪽에서 도저히 취소는 안 된다 그러면 일단 알겠다고 한 뒤 다시 뭔가 방법-별로 없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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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남 금성녀는 그냥 붙여진 말이 아니었다...골판지 2015. 7. 3. 15:12
라는 책은 지금도 남녀 차이이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종종 등장하곤 하는 이 분야 스테디셀러. 하지만 나는 읽지 않아 왜 저런 제목을 지었는지는 몰랐는데 오늘 우연히 사전을 찾다가 알았다. 일일사전 앱에서 きんせい라고 입력하자 이런 발음을 갖는 동음이의어들이 몇 개 떴는데 그 중 金星이 있었고 '♀'라는 기호도 같이 뜬 것. 찾아보니 이 기호가 여성뿐 아니라 '금성'을 뜻하기도 한다고. '그렇다면...?'하고 바로 かせい(火星)를 입력하자 역시나 '♂'가 같이 뜬다. 남성뿐 아니라 화성도 뜻한다고 한다. 좀 더 찾아보니 둘다 고대 점성술에서 쓰인 기호와 상관이 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금성(미의 여신 비너스)=행성기호 파이(φ)=이를 거울 모양으로 형상화한 ♀ 화성(군신 마르스)=행성기호 델타(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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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그리고 책보고 듣고 읽은 것들/세상을 보는 한 컷 2015. 7. 1. 13:04
최근 주변인들로부터 받은 일서들. 심지어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으로부터도 받았고 더 전에 받은 것까지 합치면 침대 머리맡이 수북하다. 과연 올해 안에 다 읽을 수 있을지 싶을 정도. 나란 사람 절대 다독가이기는커녕 난독증이 지병일 정도인데 밖에서 이미지메이킹을 잘 했나... --;; ㅋ 어쨌든 이 책들의 공통점은 모두 문고판, 혹은 신서라는 것. (신서라 하면 문고판보다 세로로 약간 길고 보통 두께도 얇은 책이 떠오르는데, 일본에서 주로 발달한 판형인듯하다. 내용면에서는 인문/사회/정치/예술 등의 분야, 형식적으로는 칼럼/대담/에세이 등 가볍게 읽을만한 글들이 주로 신서판으로 출간된다. 위 사진에서는 왼쪽 아래 책이 신서) 내용이나 디자인, 편집 등에서 보면 우리나라에도 좋은 책이 충분히 많지만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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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경채 씨앗 거두기골판지 2015. 5. 13. 14:41
요며칠 청경채 잎이 병든 것마냥 누렇게 시들더니 맥아리 없이 우수수 떨어지길래, 볕은 좋아졌는데 물을 너무 안 줘서 그런가보다 하고 엊그제 물만 흠뻑 주었다. 그래도 시들어가는 잎을 막을 수는 없었다. 벌레만 안 생기길 바랄 뿐. 그러다 오늘 제일 푸석푸석 말라비틀어진 꼬투리 하나를 만져보니...다 영근 벼이삭처럼 가운데가 툭! 터지면서 까만 알갱이들이 보이는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아앗, 이것은!!! 씨앗!이었다..ㅎㅎ 드디어 씨앗을 수확한 것. 암술대인지 씨방인지가 커지며 꼬투리로 자라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 채종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게 언제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다. 원래 물도 규칙적으로 주지도 않고 어쩌다 지나가며 봐서 흙이 말라있으면 주는 편이었기에 씨앗도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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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보고 듣고 읽은 것들/책 2015. 5. 9. 17:37
-클라우제비츠의 말을 응용한다면, 후쿠시마 사고는, 산업이 다른 형태를 통한 전쟁의 지속임을 보여주었다.(조정환, '혁명과 재앙 사이의 후쿠시마')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빌려온 책 .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여러나라 작가, 지식인들의 원고를 모아놓은 책이다. 아직 몇 페이지 못 읽었는데 서문부터 강렬하네...여러 번 읽은 책조차 내용을 잘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나날이 감퇴하는 기억력을 한탄하기 전에, 인상깊은 구절이 보일 때마다 여기 발췌해서 적어볼까 한다. -아,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으니 오로지 희망만이 있을 뿐이니(박노해, '봄비 내리는 아침에')- -"일본으로 와라. 일본은 소비사회이고 관리사회이고 대중문화사회로서 현대에서 전형적인 장소였다. 그게 부서지고 있다. 모두들 동요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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